어지름증 6
정종우(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35세 된 여자 환자 분이 아침에 일어나면서부터 생긴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아 오셨다. 그 동안 큰 병 없이 잘 지냈는데, 오늘 아침 일어난 후로 조금만 움직이면 천정이 빙글빙글 돌고 속이 매스꺼우며 토할 것 같은 느낌이 있어서 하루 종일 아무 일도 못하다가 병원을 찾아 온 것이다.
집에서 누워 있는 동안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고한다. 뇌 속에 가 생긴 건 아닌지, 이러다가 죽는 건 아닌지, 큰 병이 아닌지, 등등 여러 가지 걱정이 들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어지럼(현훈)증은 누구나 흔히 경험할 수 있는 증상이다.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일상생활이나 일을 할 때 생기기도 하고 때로는 앉아서 편안히 쉬고 있을 때도 생길 수 있고, 자고 일어나자마자 생기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많은 환자들이 어지럼증을 경험 한 후 주위에 그와 같은 증상을 가진 사람들이 무척 많다는 데 놀라기도 하고 또 위안을 삼기도 한다.
어지럼증은 대수롭지 않게 지나가는 경미한 경우에서부터 무척 심한 경우까지 다양하다. 아주 심한 경우 환자들은 대개 “이러다 죽는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고 생활이 위축되고 우울증에 빠지는 경우로 발전하기도 한다.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모든 경우가 다 어떤 병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몸의 피곤한 상태, 일시적인 기분, 감정의 변화, 심리적인 요인 등에 의해서 생기는 경우를 질병이라고 까지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우, 또는 그 증상의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어떤 병이 있는지 알아보아야 하는데, 과거에는 내이나 신경계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부족하고 제대로 된 검사 장비가 개발되지 않아서 ‘빈혈’, 또는 ‘몸이 약해서’라는 막연한 원인에 의해 생기는 것으로 생각되어 왔다. 또한 어지럼증은 환자들마다 양상이 다르며 표현하는 법도 다르기 때문에 우선 어지럼증의 내용을 파악하는 부분에서부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어지러운 양상의 표현도 “어질어질하다”, “핑 돈다”, “빙빙 돈다”, “비틀비틀하다” 등등 다양한데, 각각의 표현마다 환자가 말하고 싶은 내용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이렇게 차이 있는 표현이 나오게 된다. 생기는 원인도 매우 다양해서 전체 어지럼증 환자의 약 3분의 2 정도는 내이에서, 나머지 3분의 1 정도는 중추신경계와 기타 부위의 이상에 의해 생긴다고 한다.
우리가 평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커다랗게 시각, 내이전정기관, 피부, 근육이나 관절의 고유수용체로부터 들어온 정보를 뇌에서 종합(통합)해 자세 유지를 위한 운동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우리의 일상생활 중 이들 감각기가 일하지 않는 시간은 한 순간도 없으며, 잘못된 정보가 뇌로 전달되거나, 또는 중추신경계에서 정보의 분석(통합)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어지럼증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감각기 중 어디에서 장애가 발생하였는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전신적인 동반질환에 대한 검사와 평형기능 검사를 시행하며 그 결과를 토대로 치료를 시작한다. 제대로 치료를 시작해도 며칠 만에 치료되는 경우는 많지 않으며, 대개 몇 주 또는 몇 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최근에는 내이내의 평형기관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 지고 검사 장비가 개발되어 많은 경우 그 어지럼증의 원인을 추정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인구의 고령화와 산업화에 의해 점점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그 중 상당 부분이 내이에 기능적인 이상을 가지고 있는 환자이다.
가장 흔한 내이장애질환으로는 양성 돌발성체위 변환성현훈이라는 긴 이름의 질환인데, 이는 머리를 일정한 방향으로 돌릴 때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진단과 동시에 치료를 시작할 수 있으며 더욱이 여러 가지 치료 요법이 등장하여 완치율이 높아 더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질환이다.
또 다른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메니에르 병을 들을 수 있는데, 이는 어지럼증, 이명(귀울림), 난청 등이 반복적으로 생기며, 양측성으로도 생기는 대표적인 내이질환이다.
평형기능검사는 전기안진검사, 온도자극검사, 회전검사, 자세검사 등을 다 합쳐서 검사하게 되며, 이 외에 특별한 질병의 진단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변형된 검사 방법들이 고안되어 사용되고 있다. 처음에 언급한 환자 분의 경우에도 여러 가지 검사를 하여 진단을 내리게 되고, 꾸준한 평형기능재활치료를 통하여 증상을 없앨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어지럼증의 치료는 대부분 식이요법, 약물치료 및 물리적인 평형 기능 재활치료로 나누어지고 한두 번 치료하면 증상이 호전되지만 완전히 낫기 위해서는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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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체위변환성현훈 (이석탈출증)
저희 어머니께서 새벽에 심한 현기증을 호소하셨어요
고개를 움직이고 자세를 바꿔 일어나려고 할때
갑자기 하늘이 까매지고 세상이 빙빙 돈다고 하셨어요
누워있으시다가 좀 괜찮아지셨는데 다시 그러셔서
어쩔수없이 119를 불러 병원응급실로 가셨는데요
병원에서는 귀에서 평행을 유지하는 돌맹이가
빠져나와 돌아다니면서 신경을 건드려서 그렇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약을 받고 고개를 돌리는 운동법을 알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 와서는 조금 괜찮아지셨는데 아직도 누울 때 조심하지 않으면
하늘이 돈다고 하시는데요 지금도 머리가 어지러우셔서
계속 누워 계십니다
이 병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싶고 치료법등도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질문자가 선택한 답변
안녕하세요?
분당 야탑이비인후과 최정철입니다.
귀에 있는 이석이 떨어져 어지럼증이 발생하는 '양성돌발성 체위변환성 어지러움증'은 다른 이름으로 '체위성 현훈', 또는 '이석증'이라고도 합니다.
이병은 귀에서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전정기관 안에 들어 있는 이석(耳石, 몸의 균형을 잡아주기 위해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조직입니다.), 즉 돌가루가 여러 가지 이유로 떨어져 나와 반고리관 안에 들어감에 따라 돌발적으로 특정 자세에서 어지러움증이 생기는 병입니다.
환자분은 잠자리에 눕거나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선반 위의 물건을 꺼내기 위해 고개를 쳐들 때, 바닥의 물건을 집으려고 고개를 숙일 때 심한 어지럼증이 나타나며 약 10 -20 초간 지속됩니다.
진단을 위해서는 정확한 검사가 필요하겠지만 만약 어머니의 증상이 '양성발작성두위변환현훈증'이 맞다면 심한 어지럼증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약물치료는 가급적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약물치료는 증상을 일시적으로 호전시킬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가 되지 못할 뿐 더러 우리 몸이 어지럼증에 대해 스스로 적응하는 보상작용을 방해를 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양성돌발성 체위변환성 어지러움증'이 맞다면 반고리관 안의 이석을 병변이 있는 반고리관에서 빼내는 물리치료를 통해 쉽게 치료가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병원에서 가르쳐주신 물리치료방법을 약 2주 정도 꾸준히 시행하시면 상당부분 호전이 될 것입니다.
다만 물리치료 방법은 이석의 위치에 따라 상당히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마치 안경을 맞추듯 환자마다 다른 경우가 많으므로 병원에서 어머니에게 가르쳐 주신 대로 시행하시면 후유증 없이 호전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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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이상에 의한 어지럼증: 몇 개월 전부터 어지러움을 느끼는 일이 많아진 윤성숙씨(42·여). 가만히 있으면 증상이 심하지 않고 눕거나 앉을 때면 어지럼증이 나타났다. 처음에는 빈혈인가 싶어 철분제를 사다 먹어 보았다. 그러다 어지럼증이 점점 심해지는 것 같아서 병원을 찾기에 이르렀다.
이비인후과에서 몇 가지의 검사 결과 귀 속의 세반고리관이라는 곳에 돌멩이가 생긴 것(결석)이 원인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결석을 제거하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어지럼증이 개운하게 사라졌다.
귀의 이상으로 인해 생기는 어지럼증은 보통 갑자기 심하게 시작되며, 오심이나 구토를 동반하고, 머리를 움직일 때 어지럼증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난청이나 이명증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귀의 이상으로 생기는 어지럼증은 뇌졸중 등의 중추성 어지럼증보다 치료가 더 쉽다.
귓속 이상 중 가장 흔한 것은 ‘양성위치성현훈’이라고 해서 전정기관의 세반고리관에 결석이 생겨 발생한다. 대개 누운 상태에서 돌아눕거나 누워 있다가 일어날 때 어지럼증이 잘 생긴다. 전정기관을 안정시키는 약물치료를 하거나 결석을 제거하면 증상이 좋아진다.
앉아있다가 일어서려고 할 때 순간적으로 눈앞이 깜깜해지고 기절할 것 같은 느낌이 들면 대뇌에 전반적인 혈액 공급이 저하된 경우다. 기립성 저혈압, 심장병, 빈혈, 자율신경계 장애 등이 있을 때 주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