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시

그리운 당신이 오신다니

은오 2008. 1. 11. 01:30
 



어제도 
나는 강가에 나가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당신이 오시려나, 하구요 
보고 싶어요 
보고싶다는 말은 가슴속으로 눌러두고 
당신 계시는쪽 하늘 바라보며 혼자 울었습니다 
강물도 제 울음 소리를 들키지않고 
강가에 물자국만 남겨놓고 흘러갔습니다 
당신하고
떨어져 사는 동안 
강둑에 철마다 꽃이 피었다가 져도 
나는 이별 때문에 서러워 하지 않았습니다 
꽃 진 자리에는 어김없이 도란도란 열매가 맺히는 것을 
해마다 나는 지켜보고 있었거든요 

이별은
풀잎 끝에 앉았다가 가는 물잠자리 날개처럼 
가벼운 것임을 
당신을 기다리며 알았습니다 

물에비친
산 그림자속에서 들려오던 
그 뻐꾸기 소리가 당신이었던가요 
내 발끝을 마구 간질이던 그 잔물결들이 당신이었던가요 
온종일 햇빛을 끌어앉고 뒹굴다가 
몸이 따근따끈해진 그 많은 조약돌들이 
아 아, 바로 당신 이었던가요 

당신을 사랑했으나 
나는 한번도 당신을 사랑한다, 말하지 못하고 
오늘은 강가에 나가 
당신을 기다립니다 

안도현 '그리운 당신이 오신다니' 中에서




석양 (Sunset) / 김인배 Trumpet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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