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시

바보의 연가

은오 2008. 1. 30. 23:14
    
    바보의 연가
      시   :   오 영해
     낭송 :   김 효은           
    사람들은 날 바보라 합니다. 
    오늘도 갈색 커피가 담긴 하얀 잔을 감싸쥐고 
    비 내리는 오월의 창을 바라보며 
    그대를 그립니다. 
    갑작스레 비가 내리면 
    회사 앞에 기다렸다 우산을 건네던 사람 
    대학시절 몇개 남은 동전으로 나에게 커피를 사주고 
    두시간을 걸어 집에 갔다는 가난한 사람 
    한 시간이나 늦께 약속 장소에 갔더니 
    사고난 줄 알았다며 웃으며 글썽이던 사람을, 
    사람들은 날더러 이제 잊어버리라 합니다. 
    그사람을 가슴에 안고 살아도 이리 힘든데 
    기억마저 보내버리면 어쩌라는 것인지 
    나는 사람들에게 바보라 합니다. 
    사람들은 나를 불쌍하다 합니다. 
    가버린 사람 기억 밖으로 보내라 합니다. 
    빈 마음으로 태어나 
    가슴 가득 내사랑을 안고 있으니 
    나는 누구보다도 행복이라  합니다. 
    이렇게 갑작스레 비가 내리면 
    비가 멎을 때까지 
    커피잔을 앞에 하고 
    우산을 가지고 오던 그대를 생각합니다. 
    
    
    

'내마음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혼자 울고 싶을 때  (0) 2008.01.31
행복  (0) 2008.01.31
애잔한 낭송시 7개  (0) 2008.01.30
내가 얼마나 더 외로워 져야  (0) 2008.01.30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0) 2008.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