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시

빗물같은 정을 주리라

은오 2008. 6. 26. 22:19
 
     
    
    빗물같은 정을 주리라 / 김남조
    너로 말하건 또한 나로 말하더라도 실상은 빈손 빈 가슴으로 왔다가는 사람이지 기린 모양의 긴 모가지에 멋있게 빛을 걸고 서있는 친구 가로등의 그림자로 눈이 어리었을까. 엇갈리어 지나가다 얼굴 반쯤 봐 버린 사람아. 요샌 참 너무 많이 네 생각이 난다.
    사락 사락 사락눈이 한줌 뿌리면 솜털같은 실비가 비단길 물보라로 적시는 첫눈인데 너도 빗물 같은 정을 양손으로 받아주렴. 비는 뿌린후에 거두지 않음이니 나도 스스로운 사랑을 주고 달라진 않음이라. 아무것두 무상으로 주는 정의 자욱 마다엔 무슨 꽃이 피는가. 이름없는 벗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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