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시

가는 세월을 멈추려 하니

은오 2008. 8. 28. 20:52






      가는 세월을 멈추려 하니



      유년시절엔 빨리 자라 어른이 되고 싶었지요.
      다음날이 몹시 기다려지던 때도 있었고요.
      밤이 빨리 밝아주기를 애타게 기다리며
      뜬눈으로 지새웠던 적도 있었답니다.
      오감이 곤두서는 짜릿함도 느껴봤지요.


      이제 세월이 등 뒤에 바싹 따라붙어
      막무가내로 와락 안기려 듭니다.
      고장 난 활동사진처럼 빠르게도 둔하게도
      마구잡이로 돌아가는 지난 순간순간 들


      덧없는 세월이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세월이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진리 앞에
      날랑 비껴가기만을 바라는 허접한 마음 대신
      억지로 세월을 되돌리려 안간힘 쓰는 대신


      등짐장사 산등성이 가쁜 숨 고르며 멈춰 서듯
      뻣뻣해진 몸을 추슬러 겸허히 머리 조아려
      이제껏 앞만 보고 달려왔던 내 인생을
      반추(反芻)할 수 있는 여유로운 하루하루이고 싶다오.



      명상음악 -저녁 술 별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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