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시

당신 앞에 서면

은오 2008. 9. 30. 20:20
   
[당신 앞에 서면]
 
 
당신 앞에 서면
지친 마음 조용히 깊은 눈빛에 스몄지

지느러미로 유영하던 내 영혼의 성은
가을 숲에 떨어지는 낙엽처럼
손등 부비며 토닥였고

기쁨과 슬픔의 동화나라
부딪히는 희열로 뜨거웠다.

 
당신을 사랑하면 내 한뼘 가지에는
무성한 새 잎이 돋는다.

봄의 목을 부둥켜 안은 것 마냥
긴 겨울 언제 시렸더랴는
어린아이의 망각처럼

새 하늘을 믿고 새 비를 받아
투명한 입술로 막무가내로 밀고 나온다.
 
 
군중을 여의고 고독을 밀던 시간
광야의 볏더미

시 한편으로 보이는 들녘에서
애써 지우던 지난 날의 아린 몸부림

당신 앞에서 그  사랑의 무게
어찌 할 수 없었지. 
 
 
   첨부이미지
 
보이지 않아도 언제부터인가
내 안에 들어 와 살고

집을 지은 시간의 표정 앞에서
어색하지 않은 나의 익숙한 말은

따스한 삶의 지표였던 것을
풀잎처럼 잡힌 손목의 여운만큼
믿기운 길목에서 기다려 준 당신의 인내

그 앞에서 눈이 멀고 혼자서  홍조가 되는
그리운 당신의 병인가,
 
 
찬서리 핀 나무가지에
계절마다 시림으로 우리에게 다가 왔던
만가지의 갈지자 걸음

마른 엉겅퀴처럼 흩날려 다닌다 해도
어둠처럼 핀 진실의 꽃은
당당한 수줍음으로 나신을  드러내었지.

당신의 겸손한 팔 안에서.
 
 
 
당신 안에는 바람이 들어 있고,
용암이 들어 있다.

하얀 눈이 들어 있고 산새가 들어 있다.
세상을 절망하고 팔이 부러지고

칼날 같던 발길에 비명하면서도
품었던 사랑 하나  불변한 당신이다
 
            
 
      우리가 사랑할 때
버리지 못한 외로움

어찌하지 못하고 되뇌일 때
매일 만나는 당신앞의 나는
아침 이슬이 되곤 했지
 
 
 
흙 길을 걸을 때나 자갈 밭을 밟을 때
문득 문득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싶은 순간들 

아무도 가까이 위협하지 않아도
두려움으로 떨리는 당신의 가슴을 만나는 날들.

아득히 바래는 노을이어도
재로 남긴 열기마저 내 몸의 빛이 된다.
 
 
 
어느곳을 가던지 당신이 느껴 지는 틈새마다
사랑의 언어를 주렁주렁 키우며

수채화를 그리는 침묵의 산야에
길다란 목으로 영글던 그리움의 숲은
진한 초원에 떨어져

하얀 산소를 녹이는 꿈이 되어 살고..
 
 
 
당신앞에 서면 흐르는 물처럼
다시 몸을 담그는 강물의 길이 되어

나는 당신,  당신은 사랑
서로의 얼굴 앞에서

우리는 단단한 뼈의 향기.
 
 
 
항복 한다 무릎 꿇고
용서 한다 또 의심하고

죽음과 이별과 자살의 탁류에 휩쓸려
지진되어 방황을 해도

당신은 무한의 소나기 소나기.
 
 

'내마음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님의 향기속에서  (0) 2008.10.02
오늘 만나고 싶은 사람  (0) 2008.10.02
웃음이 있는 자에겐 가난이 없다  (0) 2008.09.30
내 사랑은 당신뿐입니다  (0) 2008.09.29
가을은 사랑의 집입니다  (0) 2008.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