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화 - 만금 같은 귀중하신 몸으로 어떻게 … (萬金貴重之身)
어느 날 황해감사가 도내 지역을 순시하기 위하여 어떤 산골의 읍촌(邑村)을 지나가고 있었다.
많은 백성들이 그 행차의 위의(威儀)가 성대하고 장엄한 것을 보고서,
『사또 행차가 선관(仙官)처럼 보인다.』
하고 모두 한 마디씩 하는데, 그 중 한 백성이 어떤 다른 사람에게,
『저렇게 신선 같으신 사또께서도 밤중에 부부 상합(相合)의 일을 하실까 ?』
라고 묻자, 이를 들은 사람이
『이 정신나간 사람아 ! 사또처럼 만금 같은 귀중하신 몸으로 어떻게 그런 음란스러운 일에 힘을 쓰시겠나 ?
아마 병방비장(兵房裨將) 쯤에게 대신 하라고 분부 하실걸세 !』
라며 눈을 부릅뜨고 나무라니 듣는 사람이 모두 웃었다 한다.
제7화 -『오쟁이를 졌다.』의 유래 (有負空石之諺)
남편은 어리석고 처는 약아서 이웃 남자와 몰래 정을 통한지 이미 오래였다.
하루는 이 어리석은 남편과 약은 처가 함께 밭에서 김을 매고 있는데, 이웃
남자가 오쟁이를 지고 밭가에 서서 어리석은 남자에게 말하기를,
"아무리 당신의 처이기는 하나 어찌 감히 밭 고랑 사이에서 방사(房事 ;성교)
를 하는가 ?" 하고 나무라니 그 어리석은 남자가 깜짝 놀라며,
"나는 본래부터 그런 일을 한 바가 없다. 어째서 그런 말을 하는가 ?" 하자,
"당신이 나를 믿지 못한다면 내가 당신을 대신하여 밭을 매겠으니 시험삼아
내 오쟁이를 지고 밭가에 서서 한번 보라. 과연 그런가 그렇지 않은가."
이 말에 어리석은 남자가 오쟁이를 지고 서 있는데, 이웃 남자가 참으로 그
의 처를 밭고랑 사이에서 간통하니 어리석은 남자가 웃으며 말하기를,
"당신의 말이 맞기는 맞았지만 상쾌하지는 않구나" 하였다.
이로 인해서 처를 빼앗기고도 이를 알지 못하는 멍청한 사람을 일컬어 "오쟁
이를 졌다" 라고 하는 속담이 생기게 되었다 한다.
(주 : 오쟁이 = 짚으로 만든 작은 곡식을 담는 그릇)
(국어사전 풀이 : 오쟁이 지다 = 자기의 처가 다른 사내와 사통하다.)
(Have one's cheat on one.)
제8화 - "공경하여 달라 했소? 분별을 가져달라 했소? " (吾欲尊乎欲別乎)
어느 선비가 기녀(妓女)에 빠지게 되자 그의 아내가 선비에게,
"아내를 박대하고 기녀에게 빠지게 된 연고는 무엇입니까 ?"
하고 책망하니 선비는,
"아내란 무릇 서로 공경하고 서로 분별을 가져야 하는 의리가 있기
때문에 존귀하여 함부로 욕정을 풀 수 없지만 기녀에게는 욕정에
맞추어 마음대로 할 수 있고, 음탕한 일에 있어서도 마음껏 재미를 다 할 수 있소.
그러니 자연히 허물 없이 되고 가깝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니요 ?"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이 말에 아내는 크게 노하면서,
"내가 언제 공경해 달라 했소 ? 분별을 가져달라 했소 ? "
하고 남편을 사정없이 때려 주었다 한다.
제9화 - 서로 마주 볼 뿐 할말을 잊다. (相顧無言)
어떤 사람이 이튿날 산소에 벌초하러 가려고 여종에게 새벽밥을 지으라 분부하고 안방에서 잠을 잤다.
이튿날 일찍 여종은 새벽밥을 지어놓고 상전이 일어나기를 기다렸으나 동녘 하늘이 밝아와도
아무런 동정이 없어 조용히 창밖에서 엿들어 보니 상전의 부부는 안방에서 교합(交合)을 하느라 한창이었다.
여종은 감히 조반을 드시라는 말도 못하고 한숨만 내쉬면서 기다리다 보니 어느새 해가 떠오른다.
그러자 집안의 닭들이 뜰 아래에 내려와 암수가 교합을 시작 하였다.
이에 여종이 분기가 탱천하여 교합하는 닭들을 걷어 차면서 왈,
"너희 닭들도 산소에 벌초 가려고 이런짓을 하느냐 ?"
일갈하니 상전 내외가 안방에서 그 말을 듣고 부끄러워 마주 볼뿐 말이 없었다.
제10화 - 엿 들은게 죄로다.(聞人過失)
장인과 사위가 아래, 윗방에서 각기 잠을 자게 되었다.
밤중에 장인이 장모와 음사(淫事)를 하는데 흥이 무르익어가자 장인이,
"나는 귀가 덮여진 듯 정신이 멍멍하오" 하고 장모에게 말하자 장모가,
"나는 사지가 녹아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라고 말했다.
일을 마치고 장모가 장인에게,
"우리가 하는 말을 사위가 엿들을지 모르니 조심하시오." 라고 하였다.
이튿날 아침 밥상머리에서 장인이 사위에게,
"자네는 세속 사람들이 하는 실없는 말들을 따라 하지 말고 삼가하게."
라고 훈계의 말을 하자 사위가 왈,
"저는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만, 듣는 사람의 과실로 그만 두 귀가 덮이
는 것 같아 정신이 멍멍하고, 사지가 녹아 없어지는것 같으니 이를 어
찌 합니까?"
라고 대답하니 장인이 부끄러워 할 말이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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