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는 꽃에만 있는 게 아니였나 봅니다.
그대를 처음 보았을 때
한 사람의 향기 한 사람만이 풍길 수 있는
향기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꽃은 어디에 피어도 향기를 내지만
그 향기, 바람을 거스르지는 못합니다
한 사람이 지닌 향기는
바람 불어 전하지 않아도
코끄틀 아련하게 물들이고
내 영혼의 깊은 곳까지 닿아오고 있었습니다.
왠지 낯설지 않은 향기,
잠에서 날 깨우듯 바람을 거슬러
저편, 먼 기억을 깨우고 맑은 파문 일으미켜
내 영혼까지 뒤흔들어 놓고 말았습니다.
그대 아무리 진한 향기 뿜을지라도
영혼이 깨어있지 않으면
그 향기 내가 맡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그대의 향기, 마치 봄비 오듯 내게로 왔습니다.
천지 가득, 꽃씨 안긴 흙을 감싸듯
한없이 깊이 적셔 놓았습니다.
그대 아무리 은밀한 향기
남몰래 흘려 놓았을 지라도
그 향기 못내 감추고 싶었을 지라도
그렇듯 내게 들키고 만 이유입니다.
詩 인 애란
'내마음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은 장미를 얻으려면 가지를 쳐라 (0) | 2012.08.23 |
---|---|
천일의 앤 (0) | 2012.08.12 |
당신을 향한 그리움 (0) | 2012.04.27 |
마음 속에 여백을 (0) | 2012.04.18 |
그리움을 품은 사랑 (0) | 2012.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