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七步詩(칠보시)

은오 2006. 12. 26. 20:53



     煮豆燃豆箕(자두연두기) 
     豆在釜中泣(두재부중읍) 
     本是同根生(본시동근생) 
     上煎何太急(상전하태급)
 


          콩깍지를 태워 콩을 삶으니 
          콩은 가마솥 속에서 우네 
          본시 한 뿌리에서 나왔거늘 
          어찌 이다지도 급히 삶아대는가?
 



중국의 삼국시대 위나라 조조에게는 아들 둘이 있었는데, 조비와 조식이다. 조비는 장남으로 야성적인 기질을 타고 났으나 글읽기를 싫어해서 늘 아비인 조조에게 구박을 받고 자랐고, 둘째인 조식은 형같이 야성적이지는 못하나 천성이 너그럽고 글읽기를 좋아해서 조조의 총애를 받고 자랐는데, 조조가 어느땐가는 작은 아들 조식에게 대권을 물려 주려고도 생각 했었다. 

 

그러니, 자연히 형제간의 사이는 멀어지고 두형제가 대권을 경쟁하는 상황이 암암리에 전개되고 있었다. 그러나 조조는 현명한 사람이라 고민 끝에 자기가 죽은 후에 형제간의 골육상쟁을 없애기 위해 마음에 썩 내키지는 않치만 장남인 조비에게 대권을 물려 주었다.

 

그러자 조비는 아비의 장례를 치르기가 무섭게 동생 조식을 국문하기 시작했다. 죄는 왕권을 탈취하려는 역모죄였다. 그러나 조식은 역모를 한일도 없고 생각도 안했던 사람이다. 죄가 있다면 글 잘 읽고 시문에 능해 아비 조조에게 총애를 받았다는 것 밖에는 없다.

 

조비는 국문장에서 동생 조식에게 " 네가 살고 싶으면 일곱 발자국을 떼는 동안에 詩한수를 지어보아라. 그러면 내가 살려주겠다. 운(韻)은 콩이다."라고 하였다.

그래서 조식은 일곱발작을 떼는 사이에 다음과 같은 시를 읊으니, 국문장에 도열해 있던 문무대신들과 병졸들도 눈물을 흘리고 나중에는 조비도 눈시을을 적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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