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구월을 기다리며

은오 2007. 8. 11. 08:43

 


 

구월을 기다리며

 

                                              권 혜원

 

 

열려진 창문으로 내게로 온 바람은

여름의 끝자락을 붙잡고 있는 강렬한 햇살을 잠재우고...

살며시 내 볼을 간지럽히는 바람에게서

가을 냄새가 난다.

 

하늘거리는 코스모스의

여린 몸짓과

이름 모를 산 언저리에 수줍게 피어나고 있을

한 송이의 들국화의 향이

내 코끝에 닿아 있는 듯

마음은 구월을 향했다...

 

다가 올 구월의 어느 날엔

삶이란 이름으로 만들어져

내 안에 숨쉬고 있는 욕망은 비워버리고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을 담고 싶다...

그 안에 나를 그려 넣고

사랑을 닮은 빛깔로 물들이고 싶다.

 

다가 올 구월의 어느 날엔

추억 속의 그때로 돌아가

영원함으로 기억되는

옛 벗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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