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을 기다리며
권 혜원
열려진 창문으로 내게로 온 바람은
여름의 끝자락을 붙잡고 있는 강렬한 햇살을 잠재우고...
살며시 내 볼을 간지럽히는 바람에게서
가을 냄새가 난다.
하늘거리는 코스모스의
여린 몸짓과
이름 모를 산 언저리에 수줍게 피어나고 있을
한 송이의 들국화의 향이
내 코끝에 닿아 있는 듯
마음은 구월을 향했다...
다가 올 구월의 어느 날엔
삶이란 이름으로 만들어져
내 안에 숨쉬고 있는 욕망은 비워버리고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을 담고 싶다...
그 안에 나를 그려 넣고
사랑을 닮은 빛깔로 물들이고 싶다.
다가 올 구월의 어느 날엔
추억 속의 그때로 돌아가
영원함으로 기억되는
옛 벗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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