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보따리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은오 2008. 8. 5. 23:20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강원도 정선에서 전해지는 전설… 음양의 조화를 표현한 돌



 

고려 말 무렵 박씨 성을 가진 ‘난향’이라는 어린 색시가 강원도 정선지역 북평면으로 시집을 왔는데, 시집온 지 얼마 안 돼 냇가에 빨래를 하러 가게 됐다.

 

냇가에 이르자 흐르는 강물 위로 고리 바구니가 떠 내려와 열어보니 무녀들이 쓰는 방울과 부채, 비단옷들이 가득 들어 있었고, 난향이라는 색시는 신기한 듯 바구니 속의 물건을 여기저기 다니며 자랑을 하게 됐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시부모는 집안의 체통이 땅에 떨어졌다며 불호령이 떨어졌고, 이에 크게 상실감을 느낀 난향이 결국 소나무에 목을 매 자살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난향은 자신을 꾸짖은 시부모에 대한 원망을 앙갚음 하기위해 원혼이 되어 나타나기 시작했고, 집안의 대가 끊기는 등 애환이 그칠지 않았으며 흉흉한 기운이 이어졌다.

 

이에 시부모는 집안의 며느리를 맞아들일 때 마다 비단옷을 한 벌 지어 바치며 액운을 피해달라고 기원했으며, 이후 화가 풀린 듯 애사가 그쳤고 그 때부터 이곳을 난향산이라 불렀다 한다.

 

세월이 지나 마을주민들은 난향의 원혼을 달래주고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매년 단오 날이면 제를 지내게 되었는데, 1970년 당시 철도를 놓기 위해 난향산의 흙을 퍼다 날랐다.

 

이에 산의 형태가 망가지자 후환을 우려한 마을주민들이 음과 양의 조하를 이룬 ‘난향로원’을 세우게 되고 오가는 이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었다 한다.

 

 

마을 주민에 따르면 난향로원을 조성하기 위해 당초 음석(여성의 성기모양의 돌)을 구해 놓자 여자들의 바람기가 끊이질 않았고, 이를 막기 위해 남자 성기 모양의 양석을 추가로 갖다 놓자 거짓말처럼 마을의 음기가 평정(?)되었다는 근거 없는 전설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전설이라 하지만, 당시의 엄격한 유교문화와 보수적인 어르신들의 불호령은 장유유서가 붕괴된 작금의 현시대를 향한 꾸짖음 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지만, 그렇다고 목숨까지 버린 난향의 처사 또한 자살이 속출하는 현시대와 유사한 점으로 비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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