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시

그대 들꽃이 되어 오라

은오 2008. 8. 12. 14:02
    
    그대 들꽃이 되어 오라
    침묵의 무덤만이 존재하고 
    미완의 인생 숨죽여 흐느끼는
    어두운 미로를 헤매는    
    가슴 아린 들꽃이 되지 말고
    기다림의 세월 내내 가슴에서 피고 지는 
    그대 향기로운 들꽃이 되어,
    자그시 앓이 하는 영혼의
    허접한 강가 삶의 요람에서
    아무도 기다리지 말아
    아무 것도 믿지 말아
    바람이 전하는 가벼운 언약에도
    귀 기울이는 그대 들꽃이 되어 오라.
    그대 오는 날 벅참이
    한 송이 꽃으로도 충분하다면
    기다림의 눈물로 피운 
    키 작은 들꽃이 제격이거든
    지치고 지쳐 못 온단 말 
    애처로움 보면 눈물이 날까.
    어둠에서 만난 빛만큼이나 소중한 그대
    나 또한 그대 곁에서 피고 지는
    이름 모를 들꽃이 되어
    외로운 가슴에 피고 지는 맹세가 되고
    아름다운 침묵이 기쁨의 언약이 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