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시

내 마음의 가을 숲으로

은오 2008. 10. 6. 15:42


      내 마음의 가을 숲으로 -  이해인


      하늘이 맑으니
      바람도 맑고
      내 마음도 맑습니다

      오랜 세월
      사랑으로 잘 익은
      그대의 목소리가
      노래로 펼쳐지고
      들꽃으로 피어나는 가을

      한 잎 두잎
      나뭇잎이 물들어
      떨어질 때마다

      그대를 향한
      나의 그리움도
      한 잎 두 잎
      익어서 떨어집니다

      사랑하는 이여
      내 마음의 가을 숲으로
      어서 조용히
      웃으며 걸어오십시오

      낙엽 빛깔 닮은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우리, 사랑의 첫 마음을
      향기롭게 피워 올려요
      쓴 맛도 달게 변한
      오랜 사랑으로 자축해요

      지금껏 살아온 날들이
      힘들고 고달펐어도
      함께 고마워하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조금은 불안해도
      새롭게 기뻐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