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했던 날보다
/ 이 정 하
그대는 아는가, 만났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사랑했다는 것을.
사랑했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그리워했다는 것을.
그대와의 만남은 잠시였지만
그로 인한 아픔은 내 인생 전체를 덮었다.
바람은 잠깐 잎새를 스치고 지나가지만
그 때문에 잎새는 내내 흔들린다는 것을.
아는가 그대. 이별을 두려워했더라면
애초에 사랑하지도 않았다는 것을.
이별을 예감했기에 더욱 그에게
열중할 수 있었다는 것을.
상처입지 않으면 아물 수 없듯
아파하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네.
만났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사랑했고
사랑했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그대여 진정 아는가.
험난함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 이 정 하
기쁨이라는 것은 언제나 잠시뿐, 돌아서고 나면
험난한 구비가 다시 펼쳐져 있는 이 인생의 길.
삶이 막막함으로 다가와 주체할 수 없이 울적할 때
세상의 중심에서 밀려나 구석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자신의 존재가 한낱 가랑잎처럼 힘없이 팔랑거릴 때
그러나 그런 때일수록 나는 더욱 소망한다.
그것들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화사한 꽃밭을 일구어 낼 수 있기를.
나중에 알찬 열매만 맺을 수만 있다면
지금 당장 꽃이 아니라고 슬퍼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참 회
/ 이 정 하
때로는
서럽게 울어보고 싶은 때가 있네
아무도 보지 않는 데서 넋두리도 없이
오직 나 자신만을 위하여 정갈하게 울고 싶네
그리하여 눈물에 흠씬 젖은 눈과
겸허한 가슴을 갖고 싶네
그럴 때의 내 눈물은
나를 열어가는 정직한 자백과 뉘우침이 될 것이다.
가난하지만 새롭게 출발할 것을 다짐하는
내 기도의 첫 구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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