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들을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우리가 어떻게 평화와 화해를 위하여 정직한 기도를 바칠 수 있겠습니까?”
(프란치스코 교황)
베드로가 질문합니다.
“형제가 내게 죄를 범하면 몇 번이나 용서해줘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용서 하면 될까요?”
예수님이 답합니다.
“일곱 번뿐만 아니라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해야 한다.”
베드로는 용서에도 한계가 있다고 합니다.
일곱 번이나 용서하면 최대한 용서한 것이라 합니다.
일곱 번을 용서해줬는데도 상대가 뉘우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용서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생각은 다릅니다.
용서하는 데는 한계가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곱 번만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용서하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끝없이 용서하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마지막 일정인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평화와 화해로 이르는 문은 용서에 있음을 믿고,
‘용서할 준비’를 하라고 했습니다.
사실 이날 미사에는
용서를 받아야 할 사람들보다
용서를 해주어야 할 사람들이 더 많이 초대되었습니다.
남들로부터 사과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은
복음서의 말을 빌려 ‘용서할 준비’를 강조합니다.
‘죄지은 형제를 일흔일곱 번이라도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평화와 화해를 위한 정직한 기도를 바칠 수 없다고 합니다.
남들에게 사과를 받고 용서를 해주어야 할 사람들에게
먼저 용서할 준비부터 하라고 한 것입니다.
용서할 준비가 되었냐고 묻는 아침입니다.
‘한 번은 용서 하겠다’는 답은 준비가 안 되었다는 고백입니다.
‘일곱 번까지는 용서 하겠다’는 답도 준비가 덜 된 것입니다.
‘일흔일곱 번까지는 용서 하겠다’는 답으로도 부족합니다.
용서에는 몇 번이라는 한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직 ‘용서할 준비’가 덜된 나는 오늘 아침에도 간절히 기도합니다.
‘용서하라’는 마음이 언제나
‘용서하지 말라’는 마음을 이기게 해달라고.
(오창환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