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봉숭아꽃 물의 추억

은오 2008. 1. 11. 13:05










첫 눈이 올 때까지 
손톱에 봉숭아 꽃물이 남아 있으면 
첫 사랑이 이루어 진다 하여
바르고 바르고 덧 발랐던 
처녀시절!
엄마 몰래 그려보던 첫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베개와 이블자락만
발그레 물들였었던 기억이 수줍게 되살아나는 밤
그 
첫이란 의미의 설레임으로 이제,
마
지
막
사랑을 꿈꾸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훗날,
손톱에 실을 촘촘히 감아 줄
단 
한 사람
어디 있는지요?





봉숭아 - 도종환
우리가 저문 여름 뜨락에
엷은 꽃잎으로 만났다가
네가 내 살 속에, 내가 네 꽃잎 속에
서로 붉게 몸을 섞었다는 이유만으로
열에 열 손가락 핏물이 들어
네가 만지고 간 가슴마다
열에 열 손가락 핏물 자국이 박혀
사랑아, 
너는 이리 오래 지워지지 않는 것이냐
그리움도 손끝마다 핏물이 배어
사랑아, 
너는 아리고 아린 상처로 남아 있는 것이냐



감 상


화자는 사랑이 떠난 후에도 지워지지 않는 사랑의 흔적 때문에 그리움을 느끼고 있다. 사랑을 봉숭아에 비유한 것이 참신하다.

 

'서로 붉게 몸을 섞었다는 이유만으로', '열에 열 손가락 핏물 자국이 박혀', '그리움도 손끝마다 핏물이 배어' 등의 아름다운 표현이 화자의 사랑과 이별 후의 아픔을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상대를 얼마나 사랑했기에 이별한 후에도 '핏물 자국' 처럼 사랑의 흔적이 아프게 남아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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