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 밝은 달에 밤들이 노니다가 들어와 자리를 보니 가랑이 넷이어라 둘은 내 해였고, 둘은 누구 핸고 본디 내 해다마는 빼앗은 것을 어찌 하리오 * 신라의 향가중에서 <처용가>는 독특한 노래다. 형식적으로는 전형적인 향가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질투하는 귀신과 이를 다루는 처용의 대범한 태도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고 여러 가지 다른 의미로 읽힐 수 있는 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대의 노래를 현대의 노래로 다시 만드는 작업은 도전적인 것이다. 옛노래가 갖고 있는 느낌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오늘의 노래로 다시 만들어야 하는 일은 특별히 모범으로 삼을 만한 예도 없기 때문에 상당히 막연한 일이다.
다행히 <처용가>는 “처용무”가 아직 남아 있고 이를 반주하는 ‘수제천’이라는 음악도 존재하기 때문에 ‘수제천’을 근거로 하여 아이디어를 전개했다.
그러나 형식적인 결합이나 이론적인 재생산은 무의미하다. 결국은 작곡가 내부에서, 그 마음 속에서 용해되어 흘러나오는 어떤 것이어야 할 수 밖에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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