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구역

무참히 지는 꽃엔 향기가 있다

은오 2008. 5. 29. 14:48


<주요 등장 인물>


● 소녀(素女-‘소녀경’의 주인공,
     아마추어 여성을 대표하는 방중술에 도통한 선녀이며 신선)
● 황제(黃帝)
● 채녀(采女)
● 팽조선인(彭祖仙人)
● 현녀(玄女-‘현녀경’의 주인공, 프로 여성의 대표이며
     방중술에 도통한 선녀이며 신선)
● 고양부(高陽負)
● 중화자도사(仲和子道士)
● 청우도사(靑牛道士)
● 서왕모(西母)
● 무자도(巫子都)
● 도인 유경(道人劉倞)
● 동현자선인(洞玄子仙人)
● 에드몬드 킨제이
● 핑크 카사노바
● 거양 강강쇠
● 로즈 칼멘
● 하준(河浚)
● 진 귀비(陳 貴妃)
● 여 소의(呂 昭儀)
● 악설령(右補關·諫官)
● 달구지(宦官)
● 고역사(高力士)
● 동녀 란(蘭)-팽조 선인의 수제자


◆ 물건 등급 매기기


제법 넓은 정원을 지나 붉은 다리를 건넜다. 달빛이 연못의 잔잔한 물결에 이지러지며 떠 있었다.

 

일행 여섯명은 묵묵히 걸음을 옮겼다. 맨 앞에 오만방자한 고역사(高力士)가 선도를 맡았고 바로 그 뒤엔 소녀(素女) 선녀, 그리고 문제의 강강쇠, 에드몬드 킨제이, 핑크 카사노바, 로즈 칼멘 그리고 맨 후미엔 심산유곡처럼 고요한 하준(河浚)이 뒤따랐다.

 

"소녀 선녀 결투장은 '향응관'으로 정할 셈인데 이의는 없는교?"
"다른 이들의 이목(耳目)이 두려우니 가능하면 한적한 장소가 좋겠지요."
소녀가 낭낭한 목청으로 응답했다.


"향응관이야 일년에 대여섯 차례 외국사신을 접대하거나 가무극이 공연되는 아주 조용한 곳이니 우리들의 결투(?) 장소로는 안성맞춤아닌교."
"맞아유. 어차피 참패의 수치를 감수할 바에야 아무 눈에도 띄지 않는 한적한 곳이 좋겠네유. 고역사의 체면을 봐서라두 말이예유.


" 거양(巨陽) 강강쇠가 피식거리며 빈정댔다.

"짜식아. 아가리 닥치지 몬하겠노. 지는 건 바로 닌기라. 니가 이 고역사님 앞에 무릎 끓고 백배 천배 올리며 허무맹랑(虛無孟浪)한 허명무실(虛名無實)함을 사죄드릴 궁리나 해두라카이."


"워메. 말씀 한번 시건방지시네유. 길고 짧은건 대봐야 알쥬."

티격태격 설전이 오고가면서 일행은 얄궂은 기대와 호기심속에 걸음을 재촉했다.
소녀는 추색(秋色)이 짙은 달빛에 옷자락을 적시며 이루 형용할 수 없는 그리움이 가슴을 가득히 메워 단풍숲에 밟히는 낙엽 소리 하나하나에 옛 아린 상처가 되살아났다.

 

잠시 후 중문이 음산한 소리를 내면서 열렸다. 수목의 숲은 깊고 건물은 나무가지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다. 연못 수면에 떠 있는 연(蓮) 잎사귀위에 시건방지게 앉아 울어대던 맹꽁이가 수상한 자의 침입을 민감하게 눈치챘는지 울음을 뚝 그쳤다.

 

일종의 공연장 같은 향응전은 돌바닥이 깔린 잘 다듬어진 고궁이었다. 여섯명은 일단 흑단으로 만든 의자에 앉아 경기(?) 규칙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맨 먼저 소녀가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치기(稚氣)어린 경합이긴하나 이 또한 우리들의 방중술 연구에 일조를 할 듯하여 배심을 맡은 것이요. 이성의 그 물건이나 훔쳐보자는 탐욕스러운 심정은 추호도 없다는 것을 알아주시기 바라오."


뒤이어 문필가로 그 이름을 떨치는 한편 주색잡기로 일가견을 이뤘다는 색골 핑크 카사노바가 유창한 달변으로 경기 규칙개요를 피력했다.

"남성 성기의 등급을 매김에 있어 심사기준을 밝히는 바이요. 우선 첫 번째 장단을 가리고 두 번째 그 강도, 세 번째 그 피부의 색채감…"

 

이때 과묵한 한의학자 하준이 손을 들어 카사노바의 도도한 말줄기를 견제했다.


"어 어험, 출전자가 양인(洋人)이 아닌 동방인이고 보니 이 심사기준은 이 사람이 제의하겠소."


"하준 의원 계속 하시구려." 위원장격인 소녀의 한마디는 천금의 무게를 실어 줬다.

 

예 그럼 말을 이으리다.

 

첫 번째는 온(溫)이외다. 뜨거울수록 좋다는 뜻이요.

두 번째는 양(陽)이니 이는 딱딱해진 것일수록 좋다는 것이고,

세 번째는 두 대(頭大). 귀두가 뭉뚝하고 큰 것일수록 좋다는 뜻,

 

네 번째는 발기되면 곧은 것보다는 호미처럼 꼬부장한 것이 뛰어나다는 것이고,

다섯 번째 노하면 삐뚜스름한 것이 일품이라는 뜻이외다.

 

여섯 번째 귀두에 사마귀나 작은 혹 같은 것이 있다면 높이 친다는 뜻이고

일곱 번째부터는 부적절한 사례가 되겠소만 우멍거지를 들 수 있겠소, 즉 포경(包莖) 말이외다.

 

 

이는 그럭저럭 아쉬운데로 이겠고 여덟 번째는 지나치게 장대(長大)함은 여성들이 극히 경계하며 경원할 소지가 많으며 아홉번째 냉(冷)인데 이는 베필에게 질병을 일으키게 하기 쉬우니 복약해야 할 것이며 방중술 공부를 한참 더해야 쓸 것이외다.

 

열번째는 '제풀에 죽음'이니 이는 여성의 승낙도 없이 도중하차하여 제풀로 돌아서 버리는 것인즉 남못할 일시키는 셈이니 그 죄크다 아니할 수 없는 여성 최대의 기피물이외다. 어떻소이까? 내가 제의하는 심사기준이."

◆ 영롱한 새벽기도


열 두 개의 청사초롱 아래 일생일대의 진귀한 경연은 착착 진행되어 다섯명의 냉철한 심사원들의 채점이 이뤄졌으나 심사 결과 발표 또한 기이한 현상을 이루었으니 아연실색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를 않았다.

 

"이럴 수가 있습니까? 어쩌면 고역사와 강강쇠의 점수가 동점으로 나왔으니 이 또한 우열을 가릴 수 없다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소녀의 기막힌 발표에 장내는 실소의 도가니로 빠지고 말았다. 에드몬드 킨제이 자세를 바로 잡으며 성의학자답게 한 말씀 읊었겄다.

 

"어차피 통계학적으로는 우열을 가리기 마련입니다. 마지막 과제를 한 문제 더 냈으면 합니다. 본인들이 원하는 대목이 있다면 제의하셔도 좋습니다."

지극히 타당하며 민주적인 제의였다. 이 때 고역사가 지렁이 핏줄을 옆이마에 띄우며 포효하듯 이빨을 깠다.


"강강쇠 임마. 최후의 결판을 내자. 뽑아라 저 대리석 상위에 그 물건을 대령하라 이거 아이가."


"좋네유. 누가 먼저 오무라드느냐 이거 아니겠서유."
"내력(耐力) 검사를 하자는 그 최후의 제의 매우 타당하다고 사료됩니다. 어떻습니까? 심사위원 여러분."

 

에드몬드 킨제이의 발언에 반기를 들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 스산한 가을 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응시하는 그 심사위원들의 시선엔 믿을 수 없다는 놀라움과 신기함에 일렁이고 있었다. 차디찬 대리석 상 위에 기이한 두 개의 물체는 현저한 차이를 보이며 변화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위축과 축소로 일관된 고역사에 반해 조금씩이나마 팽창 전진일로에 있는 강강쇠의 압승은 두말할 나위 없었으며 분노에 방문 걷어차고 거친 걸음으로 퇴각하는 고역사의 뒷 모습엔 참패의 그림자가 짙게 깔려져 있었다.

 

영혼을 일깨워주는 영롱한 새벽 서리가 언젠가는 소리없이 떠나야할 이 미련과 한많은 땅에 회한의 눈물을 뿌릴 때 소녀는 비로소 자신의 생애를 되씹어보며 '미완의 사랑'… 다시는 찾지 못할 '몽유교접'의 성관(星冠) 청의(靑衣)의 그 대장부를 아직도 마음속에서 지워버리지 못한 스스로를 부끄러이 생각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예리한 난도로 찍혀 상처투성이가 돼서도 땅 위에 나둥글며 소생하려는 그 몸부림은 처절하도록 진지하며 생의 존엄성을 새삼 일깨워주는 인간이기에 겪어야할 아픈 상처였다.


소녀의 둥지는 성문밖 뒷산의 아담한 계곡에 있었다. 암소 등에 오른 소녀는 익숙한 암소의 걸음에 길을 맡기고 깊은 사색에 잠겼다.

 

"고난의 길. 바로 그 뒤에 찾아오는 기쁨은 엄청 클 것이라고 생각했었어. 하지만 내게 남겨진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불도에 길을 물어 선역에 도달하여 선인이 됐다해서 내게 주어진 기쁨이 무엇이란 말인가. 고작 일국의 제왕에게 색도(色道)를 훈육하는 '방중술의 전도사'밖에 더 되겠는가."


입김은 새벽 하늘의 깊은 골짜기를 배경으로 솟아 오르는 구름처럼 기지개를 키며 형체를 바꿔 흘러흘러 사라져 간다.들판을 지나 가시를 머금은 바람이 얼굴을 때렸다.

 

그리고 거문고를 튕기는듯한 공기의 마찰음이 나무가지 끝에서 스산한 엄동설한을 예고해주는 듯 울어대고 있었다.

 

"살아야지. 그래도 살아야지. 이왕이면 일개 군주에게만 방중술을 전수할 것이 아니라 만백성에게 올바른 방중술과 연년익수의 비법을 널리 알려야 후일 작은 내 무덤에 갸냘프나마 빛이 발할 것 아니겠는가.

◆ 음양 교접의 법칙


다음날 황제의 물음은 매우 방중술 득도의 핵심에 접근해 있었다.
"소녀 선녀에게 묻겠노라. 일전에 음양술(陰陽術)에 대해서는 전수 받았으나 바로 그 길, 즉 교접에 대해서 좀 더 상세한 설명이 듣고 싶구나."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납득이 가시게 강의해 드리리다. 우선 천지간의 모든 것은 음양이 마주침으로 생겨나는 조화인 것입니다. 양은 음을 얻어 성육(成育)되오며 음도 양을 얻어 성장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음양은 '부족한 부분을 서로 보완하는 것'이 본래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하기 때문에 남성의 남근이 여성의 그 곳에 접촉되면 나무처럼 돌처럼 굳어지며 발기돼 여성은 그 자극을 받아 음도(陰道)를 자연히 열게 되는 셈이죠. 그리고 음양의 이기(二氣)가 교접하게 되면(남근이 여성에게 삽입되면) 그 절정시에 정액이 질내에 발사되는 것입니다."

 

"흐흠. 거기까지는 토를 달지 않아도 이미 아는 일이 아니겠는가. 그 보다 교접에 따르는 법칙, 아니면 후환에 대해서 알고저 하는 것이니라."


"예. 교접을 갖게 됐을 때 남성에게는 팔계(八戒), 여성에게는 구율(九律)이 있어 이를 지키지 아니하면 남성은 질병을 얻어 쇠퇴하고 여성은 월경불순이 되어 백병(百病)에 시달리다 결국은 수명을 줄이게 되는 것이옵니다. 그와 반대로 팔계 구율을 철저히 지키게 되면 지극히 건강하며 즐거운 인생을 보낼 수가 있어 장수를 누릴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렇다면 음양교접의 올바른 길(올바른 섹스의 방법)이란 어떤 것이더냐?"
"그야 두 말씀 드릴 것도 없이 엄연히 한 가지의 법칙이 있사옵니다. 올바른 교접을 갖게 되시면 남성의 기력은 충실해지며 여성은 부인병과 인연을 끊게 되어 서로가 몸과 마음이 건강해져서 인생을 오래도록 즐길 수가 있습니다.

 

하오나 그릇된 교접을 갖게 되오면 점점 몸은 쇠약해지며 늙음을 독촉하게 될 것입니다. 올바른 법칙이란 우선 마음을 편안히 갖고 기분을 부드럽게(和) 유지하며 정신을 한 가지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혹한과 혹서에 시달리지 않는 좋은 환경속에서 올바르고 좋은 식생활을 지키시 정서가 안정되면 기력 체력 모두가 충실해질 것이옵니다. 교접을 갖으실 때에도 우선 남근을 부드럽게 삽입해서 함부로 경거망동하며 움직이지 않는 것이 요령중의 요령이옵니다.

 

이 법칙을 지키시노라면 여성은 환희에 떨고 남성의 정력도 쇠퇴되지 않을 것이옵니다."

"옳거니. 부드럽게 삽입하여 헛되이 상하 좌우 전후로 움직이지 말 것이며 심중을 기해 한 동작 한 동작을 의미심장하게 음미하며 움직여라 이거 아니더냐?"


"그렇사옵니다. 터득하시기는 쉬워 보이나 실제 상황에서는 그런 법칙들이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이 통례이옵니다. 사람인 이상 어찌 그리 느긋이 선인이 안개먹듯, 아지랑이 집어 먹듯 할 수 있겠습니까만은… 그 요령을 철칙으로 여기시고 지키신다면 건강을 훼손하시는 일은 최소한도 없을 것이 옵니다.

◆ 침상에 핀 이름모를 야생화


환관(宦官) 달구지가 알현을 청해 황제 귓전에 전한 낭보는 의외의 대어를 낚았다는 기막힌 내용이었다.

 

"환관 달구지. 이제 호인(胡人)이라 했더냐? 양인(洋人)이라 했더냐?"
"예, 폐하. 국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오라 그 뛰어난 미색이 전대미문의 걸작이라는 점을 강조코저 하옵니다." "희대의 걸작품이라? 그대는 짐의 취향을 잘 알고 있는터… 행여 차질이야 있을까만서도 일전의 진상품은 허울 좋은 개살구였느니라."

"화 황공하옵니다. 외모에 취해 내실을 기하지 못했던 점… 엎드려 사죄 드리겠사옵니다."

"어허어! 그것이 당연한 것이거늘… 내실까지(?)알면 골란하지, 깍아봐아 배 맛을 알 수 있듯이 말이다. 달구지 그대의 잘못이 아니니라. 마음 조리지 말거라."
"예. 황공하여이다. 하오면 오늘 밤 침소는?"

환관(宦官) 달구지가 알현을 청해 황제 귓전에 전한 낭보는 의외의 대어를 낚았다는 기막힌 내용이었다.

"환관 달구지. 이제 호인(胡人)이라 했더냐? 양인(洋人)이라 했더냐?"
"예, 폐하. 국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오라 그 뛰어난 미색이 전대미문의 걸작이라는 점을 강조코저 하옵니다." "희대의 걸작품이라? 그대는 짐의 취향을 잘 알고 있는터… 행여 차질이야 있을까만서도 일전의 진상품은 허울 좋은 개살구였느니라."

 

"화 황공하옵니다. 외모에 취해 내실을 기하지 못했던 점… 엎드려 사죄 드리겠사옵니다."
"어허어! 그것이 당연한 것이거늘… 내실까지(?)알면 골란하지, 깍아봐아 배 맛을 알 수 있듯이 말이다. 달구지 그대의 잘못이 아니니라. 마음 조리지 말거라."
"예. 황공하여이다. 하오면 오늘 밤 침소는?"

" 어느 이방인 대상(隊商)의 수장이 진상한 여인인지는 알 수 없으되 짐이 그 침소에 들지 아니하면 환관 달구지의 체면은 무엇이 되며 또한 적지 않은 '소매밑 거래(뇌물)'도 무위에 돌아갈 터이니 짐이 충정어린 환관을 위해 하룻밤의 노고를 아끼지 아니할 것이야."


"성…성은이 망극하여이다."

귀로를 독촉하는 소녀의 가슴 속에는 공물로 바쳐진 어린 양 또 한 마리가 오늘 밤의 제물로 도살된다는 안타까움에 멍들어 있었다.


"가엾은 여인이여. 이국만리 끌려와서 하필이면 이 나라의 제왕손에 그 숨을 거두게 되다니. 순란한 육체는 여지없이 짖밟혀 무참히도 그 꽃잎은 지고 말겠지만 그 가슴에 남겨지는 상처는 낙인이 되어 평생을 따라 다니는 문신이 되리라."

 

바람은 눈의 향기를 품고 있었다. 똑바로 불어와 얼굴을 오이며 모근(毛根)에 멈춰 있던 땀을 날려보낸다. 어둠속에서 가끔 빛나는 물체가 있었다. 성벽을 지키는 파수꾼들의 모닥불일까. 아니면 도깨비불일까. 어둠이 울고 있었다. 소리없는 흐느낌이었다. 그렇게 소녀에게 느껴졌다. 미치지못한 빛을 찾아 어둠이 통곡할 때 어둠의 눈물은 빛이 됐다.

 

촛대의 초록색 양초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는 침소에는 어느 시녀가 뿌리고 간 것인지 자욱한 사향 향기로 충만해 있었고 침상 끝에 겁에 질린 토끼처럼 쪼그리고 앉은 여인은 이미 대항 조차할 수 없을 정도로 기진해 있었다. 어린 나이답지 않게 잘 발달된 사지는 매우 육감적이며 농염한 색향(色香)을 발산하고 있었다. 이윽고 황제가 시녀와 환관들의 선도를 받으며 방안에 들어 섰다.

 

이름모를 아름다운 들꽃은 꽃잎을 잘게 떨며 침상에 피어 닥쳐올 폭풍우에 두려움과 공포심으로 질려 있었다. 황제의 따뜻한 손길이 그 이국소녀의 목덜미를 스치며 갓 피어난 여린 젓무덤을 향해 서서히 더듬어 내려갔다. 무단침입한 또 한쪽의 손은 목덜미에서 엉덩이를 걸쳐 은밀한 선율을 타고 애무하는 것이 아닌가? 황제는 이국 소녀의 반응이 무척 궁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