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방

으름

은오 2010. 3. 23. 09:36

 

 

 

 

 

 

 

 

 

 

 

 

으름은 머루, 다래와 함께 산에서 얻는 세 가지 중요한 과일이다. 가을 산의 바나나라고 한다.

길쭉한 열매가 2~4개씩 붙어서 아래로 매달리기 때문이다.

산지의 다른 나무를 타고 오르는 낙엽성 덩굴식물로 이 땅을 대표하는 자생수종이다.

 

산의 계곡 큰 바윗돌이 많은 곳에서 다래덩굴, 노박덩굴, 할미밀망이나 사위질빵 등 덩굴성 식물과 엉켜 자란다.

봄철 뻗어 가는 어린줄기는 나물로 먹는다.

부드러운 싹을 따서 끓는 물에 소금을 한 줌 넣고 살짝 데쳐 낸다.

찬물에 헹궈 요리를 하거나 물기를 짜서 냉장고에 보관한다.

 

어린잎과 꽃을 따 그늘에서 말려 차로 하면 좋다.

4~5월에 피는 연한 보라색 꽃은 달콤한 향기가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는다.

옛날에는 이 꽃을 따 그늘에 말려 향낭에 넣고 다니면서 향수를 대신하기도 했다.

 

잘 익은 과일은 저절로 껍질이 벌어져 속에 든 과육을 맛볼 수 있다.

부드럽고 맛이 달다. 얼음처럼 맛이 차갑다 하여 얼음이 으름으로 전음 되었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씨는 모으면 식용기름을 짤 수 있는 유지 자원 식물이다.

지금은 산에서 으름을 흔히 볼 수 없지만 옛날에는 비교적 흔한 산과였던 으름은

줄기에 매달린 채 익어서 껍질이 벌어진 모습이 여자의 음부 같다고 하여 임하부인(林下婦人)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 약효 ]

으름 열매는 약리실험에서 이뇨작용과 이질균, 폐결핵균에도 저항성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장기간 복용하면 신장기능 이상이 오거나 신부전증에 걸릴 수도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한방에서는 줄기를 통초(通草)라고 하고 열매는 목통(木通)이라 한다.

겨울철 낙엽이 진 뒤에 채취한 통초는 소염성 이뇨제, 요도염, 소변통에 쓴다.

또 진통, 진경, 인후통에 귀중한 약재로 쓰인다.

 

의성(醫聖) 허준(許浚)은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

“으름(木通)은 정월과 2월에 줄기를 잘라 껍질을 벗기고 말려서 쓰는데 12경락을 서로 통하게 한다.

그래서 통초(通草)라 한다.”고 적고 있다.

이시진(李時珍)의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목통은 맺힌 것을 풀어서 편안하게 하고 이수(利水)작용을 한다.”고 했다.

으름 줄기의 주성분은 헤데라게닌(Hedragenin)과 올레아놀 산(Oleanolie acid)이다.

그리고 약간의 칼리움이 포함돼 있다. 열매 껍질에는 아케비아사포닌과 회분, 탄닌이 들어 있다.

씨는 올레인, 리놀린, 팔미린으로 구성된 20% 정도의 지방질이다.

 

산모의 젖을 잘 나오게 하고 불면증, 정신신경 안정제로 널리 쓰인다.

목통은 중풍을 다스리고 피를 잘 돌게 하며 루머티즘, 소변불통, 허리 아픈데 쓴다.

좋은 약재이지만 금기사항도 많다. 몸이 허약하여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이나 설사, 비위가 약한 사람은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임산부에게는 유산 위험이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한 가지 알아두어야 할 것은 중국에서 쓰는 생약명과 우리나라에서 쓰는 생약명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이다.

목통만 해도 중국에서는 쥐방울덩굴과의 등칡을 말하는데 비해 한국에서는 으름덩굴을 쓴다.

 

따라서 문헌에 나오는 처방만을 믿고 함부로 약을 쓰면 위험한 지경에 이른다.

일반인이 자생식물을 생활에 이용할 때는 그 식물의 독성유무를 반드시 알아두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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