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단풍 드는 날

은오 2009. 9. 7. 08:54

 

 

 

 

단풍 드는 날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 부터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제 몸의 전부였던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 (放下着 )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 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드는 날

 

 

 

-sebyukby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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