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시

향기로운 그대사랑

은오 2011. 12. 6. 13:23

 

 

 

한낮을 넘어가는 산 모퉁이

잠꾸러기 서방님 이불에 발목 넣고 앉아

유월 볕에 그을린 죽은 깨 아씨.

 

풀 바람이 입술 모아 ~불어 주면

노오란 꽃잎에 살며시 내리는 낙조.

 

속타는 짝사랑 엉겅퀴가

꽃대를 감추고 머뭇대는데,

눈치 없는 장끼 녀석

 

방정맞게 울다 목이 메이는 언덕.

호랑나비 부지런 한 날갯짓 수작 부려도

님 곁을 떠날 수 없는 산나리 꽃.

 

 


향기로운 그대사랑

 

아침에 창문을 열면
바람이 앉았던 자리 쓸어내고
당신이 푸른 잎새로 돋아납니다

하늘이 청명하게 열리는 봄날
오래도록 멀어진 시간을 접어두고

 

수없이 자란 추억이
몇 번이나 자라 발하지 않는 빛깔로
꽃을 피어 당신은 향기로 전해집니다

눈 지그시 감고 바라보면
당신의 향기로운 내음이
가슴에 고랑을 파낸 뒤 흐르고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한번 쯤 나를 바라보며 미소짓던
모습은 깊이를 알 수 없는
호수가 됩니다

우물 속에 하늘을 두레박으로 퍼내던
당신은 물속의 작은 물 그림자로
별을 만들어 내 마음에
언제나 띄었습니다

당신은 황량한 빈터에
연분홍 코스모스 꽃으로 피어
내 마음을 수없이 흔들기도 했습니다

작은 화분에 숨어있는 귀뚜라미로
슬픈 때는 기쁨을 기억하게 하고
어려울 때는 하늘을 바라보게 하여
어둠을 떠도는 달빛이기도 했습니다

오늘 아침에 창문을 열면
당신이 봄볕에 풀잎의 싹을 돋아
내게 꽃망울 보이는 것만이라도
지친 내 가슴에 향기로운
꿈이 소복하게 맺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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