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붕어낚시 채비 상식

은오 2013. 7. 12. 10:52

붕어낚시 채비에 관한 상식 20가지


  낚시의 즐거움은 채비를 하는 마음에서부터 시작된다. 즉 봄을 맞이하여 채비를 일체 재정비하는 것이 일 년 낚시 즐거움의 시작이요, 주말 출조를 앞두고 틈나는 대로 출조 채비를 손보는 것이 그 주말 출조 즐거움의 시작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채비를 하면서도 스스로가 채비의 기본상식을 잘 알지 못하거나 특정채비에 대한 고민에 빠지게 되면 그 즐거움이 반감되고 오히려 자기가 하는 채비에 신뢰감이 없어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채비를 하면서도 무엇인가 자기 지식이 모자란듯하여 마음이 개운치가 않고, 따라서 채비의 즐거움이 상실되고 만다.

  붕어낚시 채비는 모든 과학이 내재되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아주 단순하다. 그러므로 그 단순함을 기본으로 한 상식선에서 스스로가 구사하고자 하는 낚시기법에 맞는 채비를 차근차근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 스스로가 자기에게 맞는 채비를 하되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즐겁게 할 수 있는 채비상식에 대해서 알아보자.


<낚시채비 공통>

1. 단순한 채비가 좋은 채비다.

   지난 2006년 1월. 우리나라 최초의 ‘낚시채비전집’(다락원, 당시에 이미 17쇄 발행, 낚시관련 최대판매 서적)의 저자이신 원로 이일섭 선생 댁을 찾아뵈었을 때 필자는 조심스럽게 ‘좋은 채비란 어떤 것입니까?’하고 물었다. 이때 이일섭 선생은 ‘단순한 채비가 가장 좋은 채비다.’라고 한마디로 정의를 해 주었었다. ‘단순한 채비란 어떤 것을 일컬음입니까?’하고 다시 물으니 ‘소품이 가장 적게 쓰이고 매듭이 적은 채비다.’라고 일깨워주었다.

당시에 필자는 봉돌을 분할하여 붕어의 입질부담을 줄인다는 생각으로 보조봉돌 활용에 대해 연구 실험을 하면서 고민하고 있는 때였는데,(2005년 이전에는 보조봉돌 활용에 대해 실험하면서 글도 썼었다.) 이 말 한 마디를 듣고 나서 그 이후로는 함부로 보조봉돌 얘기를 꺼내지 않게 되었다. 바로 그런 부질없이 복잡한 것보다는 단순한 채비가 좋은 채비였던 것이다.

이러한 단순한 채비는 전층낚시채비(중층, 내림채비, 옥내림채비 등)에서도 적용된다. 채비특성을 살리면서도 매듭이 적고 소품이 적게 들어가는 간결한 전충채비. 그것이 좋은 채비인 것이다.


2. 취향과 목적에 맞는 채비를 한다.

   채비는 스스로가 즐겨 구사하는 낚시취향과 어떤 낚시를 할 것인가의 목적에 부합되게 해야 한다.

항간에 ‘낚시채비는 연약하고 민감한 채비를 쓰는 사람일수록 고수다.’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자기 취향이 그렇다는 것이지 낚시 전체를 일컬어서 하는 말일 수는 없다.

낚싯대가 되었든, 원줄이 되었든, 바늘 등의 소모품이 되었든 대물낚시, 떡밥콩알낚시, 전층낚시가 다 다르게 그 분야 특성에 맞는 채비를 해야 하는 것이다. 즉 ‘나는 대물낚시에서도 3호 원줄 이하만 채비하고 바늘은 7호 이하만 쓴다.’하는 것은 자랑이 아니고 ‘나는 대물낚시 초보이거나 무경험자올시다.’하는 소리와 같다. 그도 아니면 무식한 만용을 부리는 것이거나.


3. 대물낚시 채비라고 무식하게 한 채비는 아니다.

   2000년도 이전에 필자의 대물낚시채비를 본 사람들은 한 마디로 무식한 채비라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에는 흔히 사용하지 않았던 원줄 5호원줄에 커다란 봉돌이 사용되는 고부력의 찌 그리고 13호 바늘을 사용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당시는 원줄 3호 이하, 5푼이하의 저부력찌, 7호 이하의 바늘이 대세였었다.)

그러나 대물낚시 채비는 튼튼하게 해야 한다. 그러나 튼튼하고 둔해 보이면서도 상호 균형맞춤이 잘 된 채비를 하여야 한다. 즉 대물낚시채비라고 무식하고 튼튼하게만 하는 채비가 아니라는 것이다.


<원줄채비>

4. 원줄길이는 낚싯대보다 짧게 하라.

   원줄의 길이는 낚싯대 보다 긴 것 보다는 짧은 경우가 득이 더 많다. 낚싯대 보다 한두 뼘 더 길어봐야 정확한 투척이 어렵다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원줄의 길이는 봉돌과 찌를 달아서 낚싯대를 똑바로 세웠을 때 끝대가 휘어지면서 늘어져서 봉돌의 위치가 낚싯대 보다 한 뼘 정도 짧은 상태에 닿도록 채비하는 것이 그 낚싯대의 재질에 맞게 채비되어 사용하기에 좋다.


5. 원줄의 굵기는 그 채비에 맞게 하라.

   만약 대물낚시채비라면 4~5호, 떡밥콩알낚시채비라면 2~3호, 내림낚시(전미채비, 옥내림, 기타 내림낚시 등)채비라면 1.5~2.5호 정도가 적당하다.

너무 굵으면 채비정렬에 부담이 되고, 너무 가늘면 필시 떨어뜨리고 후회할 일이 발생한다.


6. 8자 매듭을 생활화 하라.

   낚시 중에 원줄이 끊어지는 경우는 흠이 생긴 부분이나 매듭부분이다. 그러므로 붕어낚시 채비의 모든 매듭은 8자 매듭을 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만 매듭부분이 끊어지는 것을 어느 정도 방지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송귀섭의 '붕어낚시 첫걸음' 책 그림)


7. 초리대는 매듭짓지 말고 풀기 쉽게 연결하라.

   초리대 연결은 매듭을 지어서 묶으면 안 된다. 필시 묶은부분이 터지거나 낚싯대 손질 등 초리대를 풀 일이 있을 때 애를 먹기 때문이다.

간혹 잘 하면서도 불안하여 끝부분을 매듭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있으나 아래 <그림6>처럼 상호 마주보고 당기는 힘으로 작용을 하므로 절대로 풀려나가지 않는다.(다만 원줄이 5호 이상으로 굵은 줄일 때에는 낚싯대 편성시에 꼭 조임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원줄이 빳빳하여 느슨해질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목줄채비>

8. 목줄 길이는 챔질습관에 맞춰라.

   전통붕어낚시에서 목줄의 길이는 6cm정도가 가장 적합한 길이이다. 이보다 목줄이 짧을수록 찌에 나타나는 입질 동작이 급하게 전달되고, 목줄이 길수록 차분하게 전달이 된다. 따라서 성미가 급한 사람은 6cm 이내로, 성미가 느긋한 사람은 6cm 이상으로 채비를 하는 것이 입질 시에 챔질동작을 하는 스스로의 습관에 맞춘 채비이다.(전통낚시에서 목줄의 길이는 스스로의 성격에 맞추되 4~10cm 범위를 고려함이 적당하다.)


9. 대물낚시 목줄은 합사나 모노필라멘트를 구분할 필요가 없다.

   전통기법의 대물낚시를 하면서는 목줄의 재질을 합사나 모노필라멘트나 특별히 구분할 필요가 없다. 봉돌이 바닥에 닿아있고 목줄이 바닥에 깔려서 놓여있는 상태에서는 붕어가 그 목줄의 재질을 식별하여 그 때문에 입질을 회피하거나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다만 바닥에 이물질이 많거나 목줄을 과도하게 길게 사용할 경우에는 모노필라멘트를 채비한다.

또한 봉돌이 바닥에서 떠있는 채비를 사용하고자 한다면 이는 붕어가 접근시에 눈앞에 있는 봉돌과 목줄을 식별하고 회피하므로 가늘고 긴 모노필라멘트 목줄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내림채비 등)


<바늘채비>

10.바늘의 종류보다는 크기가 중요하다.

   바늘 크기와 붕어 입질은 연관이 있다. 민감한 낚시에서의 큰 바늘은 완전흡입을 하지않고 뱉어버리기 때문이다. 또한 큰 미끼를 작은 바늘에 꿰어 사용할 경우에는 헛챔질이 자주 발생한다.

그러나 바늘의 종류는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붕어바늘이든 감성돔바늘이든 구분하지 말고 구사하고자 하는 낚시기법과 사용하고자 하는 미끼의 크기에 맞춰서 선택하여 채비하면 되는 것이다. 입걸림이 잘 되고 잘 안 되고는 바늘문제가 아니라 챔질타임과 챔질동작의 문제인 것이다.


11.미끼에 비례해서 바늘크기를 선택하라.

   대물낚시를 하면서 새우, 참붕어, 메주콩, 옥수수여러알, 지렁이여러마리, 건탄(고탄) 등 큰 미끼를 사용할  경우에는 그에 맞는 큰 바늘(10~15호)을 사용하고, 떡밥콩알낚시 등 마리 수 낚시를 구사하고자 할 때는 작은 바늘(5~9호)을 사용한다.

다만 새우나 참붕어를 쓰더라도 아주 작은 새끼를 쓸 때에는 그에 맞는 작은 바늘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12.수초를 즐겨 공략하는 대물낚시라면 무조건 큰바늘을 써라.

   혹자는 수초를 공략하는 낚시를 하면서 일부러 적당히 작은 바늘을 쓰기도 한다. 이유는 바늘이 수초에 걸렸을 때 원줄을 보호하고 바늘만 손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큰 물고기가 걸리지 않았을 때나 하는 얘기다. 그러니 큰 물고기가 걸렸을 때 어느 바늘이 유리한가를 고려하여 수초를 공략할 때는 큰바늘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큰 물고기와의 한 판 대결이 중요한 것이지 채비보호가 더 중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유동/고정채비>

13.유동채비냐 고정채비냐를 고민할 필요 없다.

   스스로가 낚시를 조금 알고 구사한다고 생각하는 중급자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다. 근본은 유동채비는 원줄의 사각이 안 생겨서 찌올림이 좋고, 고정채비는 사각이 커서 찌올림이 안 좋다는 주장 때문이다.

그러나 상상하는 것만큼 찌올림이 다르게 나타나지는 않는다. 필자는 이미 이에 대한 실험과 수중촬영을 수차례 해 보았고, 방송을 통해서도 차이가 나지 않는 현장 비교모습을 여러 차례 영상으로 보여준 바가 있다.


14.유동채비와 고정채비의 수직입수 차이가 크게 나는 것은 아니다.

   필자는 2003년 1월에 하루 일과가 끝난 한밤중의 풀장을 협조하여 밤 9시부터 새벽 날이 밝을 때까지 밤을 지새워가며 수중채비정렬 현상과 입질반응 현상에 대해 실험 관찰을 해 보았다.(이때에는 광주 털보낚시 사장, 오예스레저 사장, FTV 촬영팀이 함께 했다. 2003.1.15 방송)

결론은 찌맞춤을 동일하게 하는 한 유동채비와 고정채비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수심 2m, 3m, 5m를 다 비교실험 하였는데 모두 다 채비정렬 과정에서 수직입수의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것은 수중 채비정렬의 물리학적 원리를 알면 쉽게 이해를 할 수 있는 상식수준의 사항이다.

   

15.아주 가는 줄을 쓸 때는 유동채비가 좋다.

   그것은 찌고무 부분의 충격과 원줄 손상을 방지하여 가는 원줄이 끊어지는 것을 예방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고정채비의 경우 주로 찌를 올리고 내리는 원줄 부분의 손상이 쉽게 생긴다.


16.흐르는 물에서는 고정채비가 유리하다.

   흐르는 물에서 유동채비를 사용할 경우에는 찌가 원줄, 봉돌과 더불어서 많이 떠밀려가면서 일어서게 된다. 그러니 이럴 때는 찌가 빨리 자리를 잡고 봉돌이 쉽게 가라앉게 되는 고정채비가 유리하다.


17.봉돌이 떠있는 채비 시에 유동봉돌채비는 무의미하다.

   바늘만 바닥에 닿고 봉돌이 떠있는 채비(주로 내림 중층채비)를 사용할 때에는 유동봉돌채비를 사용할 의미가 없다. 어차피 입질을 하게 되면 떠있는 봉돌을 그대로 두고 원줄만 관통하여 민감한 반응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유동봉돌채비가 떠있는 상태에서 바늘을 순간적으로 당기더라도 비중에 의해서 원줄에 채비된 아래 멈춤고무에 위차해 있는 봉돌은 원줄과 따로 놀지 않고 동시에 따라 온다. 그러니 고정된 봉돌과 차이가 없는 것이다.)

다만 흔치는 않지만 흐르는 물에서 봉돌과 긴 목줄채비가 바닥에 깔려있는 채비를 쓸 때는 유동봉돌 채비가 유용할 경우가 있다.


<기타>

18.수초직공채비를 항상 휴대하라.

   ‘들어뽕은 낚시가 아니다.’ 이 말은 흔히 듣는 말이다.(이 '들어뽕'이란 용어가 적절치 않아서 필자가 1996년부터 ‘수초직공낚시’라고 처음으로 용어선택을 했었다. 그리고 지금은 보편화된 용어가 되었다.)

그러나 밀생한 수초를 전투적으로 공략하는 낚시에서 수초제거를 한답시고 낫으로 자연 상태의 수초를 다 잘라 없애놓고 하는 낚시보다는 꼭 필요한 곳의 수초를 건드리지 않고 찌를 세운 수초직공낚시가 훨씬 친환경적이고 효과적인 낚시다.


19.덧바늘 채비를 활용할 준비를 항시 하라.

   바닥에 이물질이 많은 곳, 청태가 묻어 나오는 곳에서는 봉돌 위에 바늘이 위치하는 덧바늘 채비가 유리하다. 특히 봄에 표층수온이 올라 붕어가 떠오른 상태에서 참붕어가 수면하의 수초에 올라붙어 산란을 할 때에는 떠서 먹이사냥을 하는 붕어의 회유 눈높이(1m 이상 일 수도 있다.)에 맞추는 덧바늘채비 활용이 특효일 경우가 많다.


20.내림채비(전미채비, 옥내림, 기타 내림채비)를 활용하라.

   동절기와 저수온의 냉수대가 형성될 때에는 붕어입질이 아예 없거나 아주 민감한 상태로 나타난다. 이런 저수온기 민감한 붕어행동 때 가늘고 길며 민감한 내림채비 활용이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