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시

내가 나를 위로 하는 날

은오 2007. 7. 18. 20:22

내가 나를 위로 하는 날 

                                       글 / 이해인

나를

위로 하는 날
가끔은 아주 가끔은
내가 나를 위로할 필요가 있네

큰일

아닌 데도 세상이 끝난 것 같은 죽음을 맛볼 때

남에겐 채 드러나지 않은 나의 허물과
약점들이 나를 잠 못 들게

하고 누구에게도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은
부끄러움에 문 닫고 숨고 싶을 때


괜찮아 괜찮아,

 힘을 내라구 이제부터 잘 하면 되잖아
조금은 계면쩍지만 내가 나를 위로하며 조용히 거울

앞에 설 때가 있네

내가
나에게 조금 더 따뜻하고 너그러워지는
동그란 마음, 활짝 웃어주는 마음
남에게 주기 전에 내가 나에게
먼저 주는 위로의 선물이라네


-이해인의
〈외딴 마음의 빈 집이 되고 싶다〉중에서   
                                  

 

흐르는 음악 : 봄처녀 제 오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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