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신소녀경] 좋은 자손을 얻기위한 비결 / 제 35회
글 : 정한기
아수라장(阿修羅場)의 비희도(秘戱圖)
시냇물과도 같이 맑은 피부 위에 아름답게 고양 되는 가슴은 둥근 두개의 유방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광대의 무리의 수장인 절세가인 원앙춘정(鴛鴦春情)은 관우백(關于白)의 어깨에 흰 손을 얹고 뜨거운 숨결로 이렇게 속삭이듯 말했다.
“날 아내로 삼아 달라는데 왜 대답이 없어?”
관우백의 입은 아교풀로 밀보이라도 한 듯이 여전히 굳게 닫쳐져 있었다.
“관우백! 다시 한번 묻겠어, 황제의 총애를 한 몸에 지닌 진귀비(陳貴妃)의 질 속 깊숙이 간직 되어 있었던 황금방울은 이제 그대 손안에 있어, 그 황금방울을 어디에 쓸 작정이오?”
관우백의 과묵한 입이 비로소 열렸다.
“그것은 원래 아버님… 아니… 돌아가신 성주님의 것이었소 다만 나는 그것을 되찾은 것 뿐이오…”
“하면… 내 것이란 말이지 않소?”
“그렇다고 봐야 겠죠…”
“그렇다면 내가 사용해도 무방할 게 아니겠소…?”
관우백의 입 언저리의 쓰디쓴 웃음은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그 고뇌의 표정을 원앙춘정은 어떻게 읽었을까…?
“난 모든 걸 포기한 몸이오. 옛 영화도 권세도 부귀도 모두 다 싫소! 오직 애비처럼… 아니… 오래비처럼 묵묵히 나를 지켜보며 키워준 그대의 신부가 될 수 없다면 나의 생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
“탐관오리나 모리배들이 재물을 약탈한 것이라면 아낌없이 극빈자들에게 나눠줄 수 있겠으나… 이 황금방울을 빈자들에게 준들 무슨 소용이 있겠소…?”
“더 이상 묻지 말아 줬으면 합니다.”
“그렇다면 황금방울의 사용처에 대해선 더 이상 묻지 않겠소. 그 대신 답해주시오! 나를 그대의 아내로 삼겠다고…”
광대의 무리는 두개의 얼굴을 갖고 있었다. 방방곡곡을 유랑하며 낮에는 광대와 악극단으로 행세했고 깊은 밤중엔 의적 청건단(義賊 靑巾團)으로 표변하여 관우백의 통솔아래 악덕상인으로 치부한 무리나 탐관오리들…,
그 악명이 높은 고관대작들의 저택으로 침입하여 그들이 아내, 딸, 애첩들을 가차 없이 범했다. 스무 살이 된 성숙한 원앙춘정은 때때로 그 피비린내 나는 현장을 목격했다. 하지만 수령인 관우백이 여자를 범하는 것은 한번도 목격한 일이 없었다.
그렇다면 관우백은 여자를 범할 수 없는 불능자란 말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어떠한 비장한 염원을 위해 여자와 인연을 끊은 것이나 아닐려는지…?
원앙춘정은 참아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남자와 여자의 적나라한 비희를 수 없이 봐왔다. 참담하다고나 할까…?
처절하다고나할까…? 골수에 아로 새겨진 그 충격적인 인상은 성숙한 여인으로 성장한 원앙춘정의 야성에 불을 질렀고 피가 끓어올랐다.
범한 여자들을 참살하는 것은 대개 원앙춘정의 몫이었다. 원앙춘정이 여태껏 성스러운 처녀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그녀를 둘러싼 모든 사내들이 지난날의 신하들이었기 때문이었고…
또 한 가지 명확한 것은 관우백을 마음속 깊이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이리라…. 원앙춘정의 망상은 나날이 부풀어만 갔다. 다음 표적인 진귀비의 질속의 황금방울만 입수하게 된다면… 어김없이 나를 위해 관우백이 사용해줄 것이라고….
“관우백”
뜨거운 숨결이 관우백의 뺨을 간지럽혔다. 젊고 발랄한 암 표범 같은 원앙춘정의 눈동자가 파랗게 빛났다.
“관우백! 내가 싫은 것이오?”
“처…천부당만부당하신 말씀…”
관우백은 절규하듯 부인했다. 그러나 다시 냉철한 표정을 되찾은 관우백은 고뇌에 가득 찬 낮으막한 음성으로 푸념이나 하듯 이렇게 말했다.
“내…내 소원을 들어 주시렵니까…?”
“무…무슨 일이라도 다 들어주겠소! 관우백의 청이라면… 사지가 다 찟겨 나간들…”
[사라져버린 기억 ]
겨울은 가벼렸다. 3월… 4월… 유쾌하고 즐거운 푸른 계절이 찾아오게 될 것이다. 비와 관선의 화살로 수목들은 화사한 화환을 만들고 있었다.
수목이 울창하게 들어선 길을 선녀(仙女) 소녀(素女)가 자웅전(紫雄殿)을 향해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황제에게 방중술의 아침강의를 하기 위해서였다. 소녀는 물이 오른 수목들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혹한과 삭풍을 이겨낸 수목들에 대한 보살핌의 미소였을까…?
“나의 마음은 이 빛살의 무리를 쫏아 가고 싶어…. 빛살의 단편…. 아름다움의 한 조각…. 생명의 먼지…. 황금색의 작은 조각…. 나는 그들을 모두 모두 사랑하며 끝까지 지켜주고 싶구나… ”
소녀 선녀는 어렴풋이 떠오른 옛 생각에 아려오는 가슴을 쓰다듬었다. 이제는 죽어버린 먼 조상들의 눈동자. 눈동자가 푸른 입사귀의 눈금이 되어 미끼나 거친 가지가지를 뒤덮는 것을 소녀는 보았다.
잊어버린 과거…. 단절된 기억… 13년 동안 한시도 잊을 수 없었던 고뇌는 ‘내가 과연 누구일까…?’라는 회의와 불안감이었다. 열 네살 때 깊은 계곡에 추락하여 의식을 잃고 어떤 선인의 도움으로 목숨만은 건졌으며 과거의 기억은 백지장처럼 완전히 사라져버렸던 것이다.
‘나의 부모는 과연 누구일까…? 나에겐 혈육이 하나도 없단 말인가…? 나는… 나는… 과연 누구이며… 누구의 자손이란 말인가…?“
이 고뇌는 어쩌면 영원히 풀 수 없는 미로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13년 전의 나를 기억해줄 사람도 없을 것이고… 잊어버리자! 나의 과거는 이제 없는 거다! 영원히 영원히…“
의학서적을 옆으로 밀어내며 황제가 소녀 선녀를 반겼다.
“아지랑이가 소녀 선녀를 사뿐히 이 자웅전으로 날라다준듯하여 그 봄 향기가 짐을 기쁘게 하는구려…”
“의서에 묻혀 사시는 폐하께서 이처럼 향기로운 인사말씀을 내려주시니 신 몸둘 바를 모르겠사옵니다.”
“남들은 꽃소식을 기다리며 봄기운속에 가슴이 부푼다고 하지만… 짐에겐 봄은 슬픔일 뿐이외다.”
“그건 또 어인 말씀이시온지…?”
“봄도 여름도 다 가버리고 가을바람에 낙엽이 지는 소리만을 귀기울이며 사는 이 나이가 짐을 슬프게 하는듯하오”
“가을은 풍요로운 결실의 계절이라 하지 않사옵니까…? 인생의 가장 빛나는 황금기이기도 하옵니다.”
“그 말은 맞는듯하오. 거의 다 타버린 촛불도 마지막 순간엔 환히 빛나며 생을 마감하는 것을 짐은 눈여겨 보았소”
“가을과 겨울을 어떻게 알차게 보내느냐에 딸 그 인생의 성공 여부가 정해지는듯하옵니다.
하오니… 폐하께선… 낙담과 비탄보다는 더 크신 포부와 희망으로 나날을 정진하심이 좋을 줄로 아옵니다.”
“고맙소. 소녀 선녀. 그런 뜻에서 이렇게 늦었으나마 ‘무병장수’의 비결인 방중술에 심취하는 것이 아니겠소…?”
심산유곡의 정취를 품기는 향기로운 차 한잔에 황제의 질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남자의 정력의 충실, 혹은 쇠퇴를 어떠한 징후로 판가름하는 것이오?”
“예 남자의 정기가 왕성하오면 옥경이 뜨겁고 정액은 진해지옵니다. 그와 반대로 정기가 쇠퇴하게 되면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의 증상이 나타나게 되옵니다.”
“가만… 가만… 이 중대한 강의내용을 흘려 들을수야 없는 노릇… 여봐라! 필기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라 …!”
“예으입 …!”
명문장을 자랑하는 두 환관이 붓을 들어 필기에 여념이 없었다.
“첫번째로는 정액이 새어 나오게 되옵니다. 이는 정신에 장애를 받았기 때문이옵니다.”
구앙(九殃)의 화(禍)
“두번째로는 정액이 묽어지며 분량도 줄어들게 되옵니다. 이는 육체에 손상을 받았기 때문이죠.”
“누수현상과… 희석이라…? 하면 세 번째는 무엇이오…?”
“에 정액이 이취(異臭)를 발산하게 되옵니다. 이는 근(筋)에 장애를 입었기 때문이옵니다.”
“허허어 …! 이상한 냄새를 풍긴다…?”
“하오면 네 번째로는 사정하려하여도 수행할 수가 없는 상태이옵니다. 이는 뼈에 장애를 받았기 때문이옵니다.”
“뼈에 장애를 입으면 불능자가 된다…?”
“다섯번째로는 정력이 쇠퇴하여 발기가 이뤄지지 안사옵니다. 이는 몸에 애가 생겨났기 때문이옵니다. 일반적으로는 이러한 자애는 전희를 거치지 않고 교접으로 직접 들어갔거나 정서가 몹시 불안정할 때에 사정했기 때문에 생겨나는 현상이옵니다.”
“하면… 그의 치유법은 없는 것이오?”
“예 그 증상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접(接)하되 사정하지 않는다는 원리를 따라야 하옵니다. 이렇게 하게 되오면 백일도 채 되기 전에 기력이 백배 될 것이 옵니다.”
“잘 알겠소, 하면 사람의 생명은 여자의 태내에서 음과 양이 합체됨으로 시작된다고 들었소, 한데 음양이 합체 될 때에는 필히 구앙을 피하라했소 바로 그 구앙이란 무엇을 두고 하는 말인지 상세히 설명해주기 바라오.”
“예 구앙이란 글자 그대로 아홉 가지의 화나 벌, 내지는 허물을 뜻하옵니다. 첫 번째의 화는 대낮에 이뤄진 아이가 태어나게 되면 구역(嘔逆)을 하게 되옵니다. 두 번째로는 한밤중에 생긴 아이를 천지가 막히고 언어 청력 혹은 시력에 장애가 생기는 것이옵니다.”
“아… 아니… 그렇게 엄청난 재앙이…?”
“그렇사옵니다. 세 번째로는 일식(日蝕)때에 생겨난 아이로 몸에 장애가 있을 것이옵니다. 네 번째의 화는 천둥 번개가 칠 때 생겨난 아이로 이는 하늘이 노한 것이니 어김없이 정신이상에 이르게 될 것이옵니다.”
“허허어… 합궁도 일기를 봐가면서 가져야 되겠구먼.…”
“그렇사옵니다. 두뇌가 명석하며 건강한 자손을 보시기 위해서는 그만한 노력과 절제는 하셔야 될 줄 아옵니다.”
“그렇다면 다섯 번째는 무엇이오?”
“예 월식(月蝕)때 생긴 자녀는 모자 모두에 흉한 일이 생겨날 것이니 삼가셔야할 것이옵니다.”
“엇허어엄 …! 일식과 월식 때의 합궁은 기필코 삼가야 되겠구먼…”
“여섯번째는 무지개가 하늘에 떳을 때 생겨난 아이는 젊은 시절엔 불운이 연속 되오며 지능도 낮은 것으로 되어 있사옵니다. 일곱 번째로는 동지(冬至)와 하지(夏至) 날에 생겨난 아이는 부모에게 몹시 폐를 끼치는 말썽꾸러기가 태어나나다고 하옵니다.
여덟 번째의 화는 현망력일(弦望曆日)에 생겨난 아이는 어김없이 난폭해 불량아가 되기 쉽사오며 또한 풍맹(風盲)이 될 수 있다고 하옵니다. 아홉 번째는 술에 대취했거나 과식했을 때에 생겨난 아이는 꼭 간질병이 생기고 치질이 심해 고생하게 될 것이옵니다. 이상 아홉 가지의 화를 구앙이라 하옵니다.”
“참으로 귀담아 들어 두어야만 할 요긴한 주의사항이오. 하면 소녀 선녀 이제 강의한 구앙에 대한 총평이라고나 할까… 그렇지… 소녀 선녀 나름대로의 풀이를 해 줬으면 큰 도움이 되겠소.”
“알겠사옵니다. 구앙을 통털어 논하자면 훌륭한 자손을 원한다면 삼가야할 아홉가지의 기피사항을 사례로 들은 것이 옵니다만 요컨대 이상적인 합궁을 위해서는… 마음이 몹시 두렵거나 겁에 질려있을 때 생겨난 아이는 허약한 자녀가 많은 것 같사옵니다.
그리고 옥외에서 교접을 갖고 생겨난 아이는 성격이 격렬하고 소악당적으로 악랄할 것이옵니다. 이는 대개 옥외에서 교접을 갖게 된다면 감정이 몹시 고양 되어있거나 불안정하기 때문으로 사료 됩니다”
여우와 늑대
“정상을 이탈한 남녀간의 합궁을 삼가라는 가름침이로구먼… 실로 지당한 가르침이로다…”
“하옵고 가업이나 사업에 실패했을 때 생겨난 아이는 배포가 크고 악질적이며 간교한 성격을 지니게 될 것이옵니다. 하옵고 술에 대취하였을 때 생겨난 아이는 간질병이 생길 확률이 많사옵니다. 그리고 양심을 저버렸을 때에 생겨난 아이는 성격이 포악하거나 악랄할 수밖에 없사옵니다.
또한 성병에 감염 됐을 때에 생긴 자식은 성병에 걸리기 쉽사옵니다. 하옵고… 다른 여자 얼굴을 떠올리며 생겨난 아이는 그 여자 얼굴을 닮을 수가 많을 것이옵니다. 결국 자녀가 착하고 어질어지거나 성격이 포악하고 간사하며 악랄해지는 것은 교접 때의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생각 되옵니다.
하오니 정신이 맑고 정상적일 때가 아니라며 교접은 삼가라는 교훈으로 참고 삼으셨으면 하옵니다.
세계는 별무리와 인류로 이뤄지고 있다. 영원한 궤도(軌度)를 밤에는 빛나고 낯에는 사라지고 깜빡이며 사라지고, 또 달아나 항상 어머니이어야 할 별의 주위에 이끌려간다.
이 대우주의 현란한 별들을 올려다보며 몽현각(夢絃閣)의 주인 진귀비는 초조히 우보궐(右補闕) 악설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여우처럼 영특하고 늑대처럼 악랄한 악설령은 진귀비의 둘도 없는 심복이었다.
악설령이 누군가…? 머릿속에는 이미 모든 계산이 다 되어있는 엉큼한 간신배가 틀림없었다. 계산이란 무엇이겠는가…? 황후 없는 왕실에선 진귀비가 차세대 황후로 자리 매김이 되어있던터…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진귀비의 모든 뒤처리를 해주는 데에는 두 가지의 야욕이 있었을 거다.
진귀비를 막후에서 조종해서 막강한 위치를 굳이는 야욕과 운이 좋으면 자신의 씨를 잉태해 왕자를 생산할지도 모른다는 검은 야망… 어쨌거나 진귀비와 악설령의 밀착은 서로가 필요로 하는 요소들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리라…
잠시 후 후문으로 그림자처럼 숨어드는 검은 박쥐같은 사나이가 있었다. 악설령이었다.
“진귀비 마마! 찾아계시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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