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산으로 들어가면 좌우능선이 돔형 암릉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접근로부근이 이런형태의 골짜기일 경우 대개 주산은 골산일 경우가 많다. 천태산도 그러했다.
천태산은 서대산과도 연결되어 있으나 그 보다는 옥천군 양수리의 용봉에서 시작하여 남쪽으로 맥을 뻗쳐 남진하다가 장룡산 자연휴양림이 있는 장룡산을 일구고(656) 이어 충청남북도계를 형성하면서 내려오다가 가선부근에서 금강속에 맥을 가라앉힌 산맥 중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가 천태산이다.
천태산으로 들어가면서 사람들은 일종의 도전을 느낀다. 바위산임이 명백해지고 경사도 꽤 급해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개울의 수량이 적은 것을 보면 골짜기의 규모가 별로 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올라가면 좌우의 능선이 한 곳에 모여 좁은 협곡이 형성되는 부분이 있다. 길옆으로 집채만한 바위가 있어서 그런 기분이 더욱 강열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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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간을 천태동천이라 이름하고 예부터 그 가경을 내외에 알리고자 한 뜻은 선인들이 바위에 새겨놓은 글씨로 알 수 있다. 10분쯤 올라가면 앞쪽 윗편으로 아스라히 높아보이는 언덕에 탑이 하나 서 있는 게 보인다. 망탑이다. 이것이 보물 535호인 천태산 망탑봉 삼층석탑이다. 남북으로 뻗어있는 천태산을 바라보기에 이 망탑봉은 절호의 위치에 자리를 잡고 있다. 조금 더 올라가면 삼단폭포가 보인다. 바로 길옆에 있지만 물이 적어 폭포의 모습을 제대로 갖췄다고 보기가 힘들다. 한여름 비온 뒤라야 제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폭포주위의 바위는 붉은 색갈이 스민 화강암이다.
천태동천을 지나 왼쪽으로 방향을 튼 산길을 올라가면 망탑으로 올라가는 길을 일러주는 표지판(천태산의 표지판은 상세하여 산행하는데 적지않은 도움을 준다)이 보이고 길도 나타난다. 이곳에서부터 영국사 일대는 일종의 분지를 이루고 있다.
그러니까 삼단 폭포 위쪽은 계단식 경작지이고 영국사와 10여가혼는 돼보이는 동네도 잇다. 개울의 물빛이 곱지 못하고 이끼가 많이 끼여있는 것도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이곳 영국사는 그 역사가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유서깊은 절이다. 대웅전이 특이하고 경내에는 신라후기의 것으로 보이는 3층석탑이 있다. 보물 533호이다.
이밖에도 영국사에는 원각국사비(534호), 부도(532호)의 보물이 있다.
충북 영동 천태산 은행나무
충북 영동 천태산 영국사 은행나무
수령 : 1000년
높이 : 31m, 둘레 : 11m
영국사와 함께 명물이 되고 있는 것은 수령 600년이 넘는다는 은행나무(천연기념물 223호). 용문사의 은행나무에 못지 않은 거목이다. 이 은행나무앞에 서면 마치 거대한 녹색의 구름앞에 선 기분이 든다. 늙은 나무인데도 청년(?)나무 못지않은 왕성한 생명력과 활력을 엿볼 수 있다.
노화나 퇴화를 시사하는 부분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나무둥치의 홈이 생긴 곳을 시멘트로 메우기는 했어도 검은회색의 수피부터가 아주 건강한 피부색깔로 보인다. 옆으로 뻗은 가지는 둘레가 22미터나 되고 높이는 30미터를 넘는다. 가지중 한 가지는 땅으로 쳐져 땅속에 뿌리를 박고 그리로 부터 다시 성장하는 신기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하산 길에 본 영국사
고려 공민왕때 왕실이 개경을 버리고 파천하는 날에 이 은행나무가 천태산이 떠나갈듯 크게 울었다고 한다. 이후 임진왜란 일제치하 한국전쟁등 국가의 큰 재난시에도 울음소리를 내었다고 전해집니다
이 나무 앞에서 커다란 것이 주는 의미같은 것을 생각해보려고 해본다. 우람한 덩치와 정신없이 뻗어오르는 둥치와 가지의 일견 무질서해보이는 (예를 들면 줄기에서 옆으로 뻗은 가지에서 최근에 자라난 곧게 뻗은 새로운 줄기가 하늘높이 치솟고 있었는데 그 부분만 따로 떼어낸다고 해도 잘 자란 중키의 은행나무 하나는 되고도 남았다),
말하자면 은행나무 가지 하나가 자신을 땅에 박고 새나무처럼 행세하는가 하면 엉뚱한데서 솟아나온 싱싱한 가지가 마치 전혀 다른 나무처럼 올곧게 지붕을 향하여 마음대로 솟아오르고 있는 등 나무 한 그루의 성장에너지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라는 희귀한 예를 여기 영국사에 와서 보게 된다. 용문사의 은행나무도 그렇지만 은행나무 한 그루가 몇 백년이 여일하게 자라려면 그에 알맞는 조건이 조성되어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영국사 은행나무 바로 옆에는 대단한 가뭄속인데도 물이 조금씩 흐르는 개울이 하나 있었다.
은행나무 수피는 역사를, 역사가 내포한 온갖 신산을, 그리고 죽음마저도 상기시켜 주었다. 인간의 1대가 30년이라면 20대에 걸쳐 자자손손이 이 은행나무를 보아왔건만, 나무는 촌보도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 그냥서 있는 것이다! 그것은 기막힌 사실이었고 그래서 나무의 생명력앞에 경건하게 고개숙이지 않을 수 없었다.
영국사앞 거대한 화강암 수조(물통)로 떨어지고 있는 생수를 마시고 산으로 올라가기 시작한다. 동네를 지나 오른쪽 큰길로 올라가면 능선으로 올라가는 산길이 나온다. 해발720미터의 산이지만 높이 75미터에 이르는 연이어진 슬랩형 암벽이 있어 이 산을 기막히게 재미있는 산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6월하순이라 아침나절의 햇빛이 어지간히 뜨겁고 강열한데도 암벽아래에 오면 아찔한 기분이 든다.
그러나 경사가 있는 슬랩형바위라 손으로 잡기 좋게 마디가 만들어져 있는 로프를 잡고 올라가는 맛은 일품이다. (노약자는 조심해야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맛을 즐기기 위해 천태산을 찾아온 것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 자신의 마을에 있는 산에 온 사람들이 누군지 알고 싶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평상을 넘어선 생각을 하는 사람들인 것 같다.
천태산에는 a, b, c, d 코스가 있다. 자신의 신체조건에 알맞게 코스를 선택하라는 것이다. 정상에 올랐다가 되돌아 나와 남쪽 능선으로 내려가면서 암릉을 반종주하는 코스가 D코스로 가장 긴 코스이다. 안부까지 내려가는 동안의 암릉은 천태산에서도 조망이 뛰어난 곳에 속한다. 암릉을 타는 맛도 즐겁고 바위산 바위계곡, 너럭바위들이 계속 나타나 눈을 즐겁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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