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시

고향으로 돌아가리

은오 2008. 3. 26. 18:36

   

   

 

 

 

고향으로 돌아가리

집앞 엔
감나무가 몇 그루
앞에는 대추나무, 담 밖엔 배나무
아버님은 기침을 하시고
감이 익으면 하늘도 감빛이었다
.

평생을 이웃과 같이 살아야
알게 되는 것이 고향인데
나는 구름같이 떠돌며 살았구나.
이제나마 속죄하듯 고향 길을 가리다.


잃은 것이 참으로 많았다.
사랑도, 정 담았던 풍속
어머니의 가슴 같은
고향의 흙을 잊고 있었구나.
돌아가 조상 묘소에 잡초를 깎고
옛집 고쳐 살기 좋게 손 본 다음
부들장석에 돗자리 깔고 나면
잊고 살던 이웃들 찾아
정으로 이루는 마을 성가족(聖家族)

서 마지기 앞논 거두어 
느릅골 언덕밭에 조·감자 묻고
옥수수는 밭머리의 파수병
소 기르고 양돈하고
닭은 놓아 먹여도 좋다.

샘물이 흙에서 솟아나고
아침 연기는 산허리에 구름
마을끼리 서로 도와
개미같이 일벌처럼 살아가는
고향 사람들,
거기엔 시기도 질투도 없는―
사랑만이 있는―
영원한 마음의 나라.


           


'내마음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혜영 낭송시 모음  (0) 2008.04.01
귀거래사  (0) 2008.03.28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0) 2008.03.25
가난한 마음의 행복  (0) 2008.03.25
가슴에서 마음을 떼어 버릴 수 있다면  (0) 2008.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