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쏘기

페인트를 이용한 표면마감 가공(목재) 2

은오 2016. 8. 19. 11:20

도료의 '도'자도 모르는 제가 도료에 대해서 정리해 보려는 이유는,

각종 기법에 대해서 왜 그렇게 하는지 물어보면, '그냥 그렇게 하는 것이 좋아' 또는 '이유는 잘 몰러' 와 같은 대답을 듣기 때문입니다. 원리를 알면, 조금 씩 다른 응용이 가능할 터인데...

 

그래서 도료를 이용한 마감법 (finish)를 물리학적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모든 측면을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원리가 어느 정도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그 후에 실제 기법에 대해서도 점차 알아보도록 합니다.

 

왜 액체상의 도료를 사용하는가?

목재의 표면을 원 상태로 두지 않고  변형시키는 것을 마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원리적으로는 고체 상태의 물질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얇은 금박지를 붙이는 길딩 (guilding)입니다. 종이 찰흙과 석고도 어느 정도 이 부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표면에 잘 이겨 붙일 수 있도록 약간 물기를 포함하고 있고, 마르면 고체 층을 형성합니다.  

 

       

 

하지만 도료를 포함한 대부분의 마감재는 액체상태로 만들어 쓰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잠깐 언급한 석고와 같이 바르기가 쉽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 이겠습니다. 그 외에도 몇 가지 장점을 언급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액체 상태이기 때문에 발라놓으면, 어느 정도 옆으로 퍼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즉 표면이 평평해지는 것이지요.

목재 표면에 미세한 스크래치와 굴곡이 있더라도 커버가 됩니다. 표면이 아주 매끄럽게 나와서 광도 잘 납니다. 

도료가 표면에 퍼지는 이유는 공기에 대한 친화도가 높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물의 경우). 그래서 공기 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굴곡이 없는 매끈한 면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물리적으로는 표면장력이 발생).

결과적으로 도료 위쪽은 굴곡이 없는 평평한 면은 유지합니다. 반면, 밑에 있는 목재 표면과 친화성이 있어서 굴곡이 있어도 도료 자신의 형태를 무진장 변형시켜서 미세한 스크래치 까지 커버합니다.

 

(2) 액체 상태라 나무의 구멍에도 잘 들어갑니다. 거기서 굳어진 부분이 뿌리와 같이 작용하여, 나무에 잘 붙어 있습니다. 금속표면 보다 나무에 도료가 잘 붙는 한 가지 이유입니다.   

 

(3) 용매 (유성도료)나 물 (수성도료)가 증발하고 나면, 고체 상태의 딱딱한 층을 형성합니다. 재질에 따라서 상당히 안정적인 층이 형성되어서 스트레치나 물리적 마찰에도 잘 견디며 목재 표면을 보호합니다.

 

세상만사가 그런 것과 같이 단점도 있습니다. 

(1) 말릴려면 용매를 날려 보내야 합니다. 즉 시간이 걸립니다. 특히 물을 제거해야 하는 수성도료는 습도가 높거나, 온도가 낮으면 증발 속도가 아주 낮아집니다. 유성도료 건조는 습도에 별 영향을 받지 않고, 기화점이 낮은 알콜 종류의 용매를 쓰는 경우, 낮은 온도에서도 증발이 어느 정도 일어납니다 (온도 높으면 당연히 더 빨리 일어남). 이 원리를 알면 언제 칠을 해야 하는지 자연히 알 수 있지요...

 

(2) 유기 도료에 사용하는 용매가 증발하면 냄새가 있고, 장기 노출 시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환기 잘 되는 곳에서 해야합니다. 용매 중 기화점이 낮은 것들은 조금 높은 온도에서 자연 발화할 수 있습니다. 증발한 용매가 산소와 결합하여 열을 내면서 산화하면서 폭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3) 액상이라 국부적으로 흘러 내릴 수 있습니다. 특히 옆면을 칠할 때... 중력이 도료의 점착력을 이기는 경우입니다. 

  

도료 표면 거칠기는 어떻게 조절하는가

같은 도료라도 무광택 (satin)에서 저광택 (semi-gloss), 고광택 (gloss)까지 다양한 시각적 효과를 내는 종류가 시판되고 있습니다. 근본 차이는 도료에 넣어주는 알갱이의 유무와 있는 경우 입자크기 입니다. 무광택 도료는 입자 알갱이가 커서, 표면이 빛을 산란시키므로 거친 느낌이 납니다. 반면 고광택 도료 피막은 입자가 없어서 표면이 평평하고, 입사된 빛이 대부분 같은 방향으로 반사되므로 우리 눈에서는  '광'이라는 느낌이 납니다 (광내기란 무엇인가 참조http://blog.naver.com/bowlturner/120197356684).


도료를 칠하는 방법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칠을 한다'라는 것은 통에 들어있는 도료 일부를 목재 표면에 일정한 두께로 펼치는 것입니다.  

(1) 손이나 밀대

가장 쉬운 방법은 도료를 표면에 따라 놓고 손으로 퍼트리면 되겠지요. 손이 지저분해지는 것을 막으려면 평평한 밀대로 펼쳐주어도 되겠습니다.

 

(2) 붓

한 단계 더 쉬운 방법은 붓을 쓰는 방법입니다. 붓에는 털이 있는데, 털 표면도 도료와 친화성이 있어서, 일정량이 도료를 잡을 수 있습니다. 털이 가늘어서 전체 표면적이 아주 넓어 많은 양의 도료가 따라올 수 있습니다. 스폰지 붓도 비슷한데, 여기는 공기 구멍이 많아서 그 속으로 도료를 흡수했다가, 눌리면 도료를 다시 토해냅니다. 붓, 특히 털붓의 단점은 바르고 지나간 미세한 자국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액체 도료의 퍼지는 성질 때문입니다. 물론 점도가 높은 도료는 이런 평형과정이 느리고, 그 도중에 굳어 버릴 수가 있어서, 붓 터치가 좀 더 섬세해야 하겠습니다. 자주 왔다 갔다 하지말고 한 두번에... 연습으로 만 가능...^_^

 

(3) 스프레이

그래도 더 고루게 발라주는 방법은 스프레이 사용입니다. 액상의 도료를 아주 작은 분말로 만들어서 목재 표면에 뿌려주면, 표면에 골고루 달라 붙습니다. 많은 경우, 도색작업이 빠르기도 합니다. 단점은 분말이라 공중 체류시간이 길어서, 호흡기 계통을 따라서 몸에 들어올 수도 있으니 마스크 착용은 필수... 스프레이를 사용하려면 고압의 공기가 필요하므로 컴프레셔를 이용합니다. 요새는 캔에 도료와 함께 압축공기를 넣어서 좀 간편해 졌습니다.

 

참고로 분말 만드는 과정은 베르눌리와 벤투리관 원리를 이용하는데 이것은 다음에 설명하도록 합니다 (집진 장치). 

 

왜 여러 번 칠하는가?

앞으로 도료의 실제 기법을 다룰 때, 코팅을 여러 번 반복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유는,

첫째, 일정 두께를 얻기 위해서 이고, 둘째는 사이 사이에 사포질로 미세한 굴곡을 제거할 기회를 줍니다 (위 그림 참조). 그리고 마지막으로 멀티코팅을 하면 빛의 반사 효과가 좋아집니다. 

 

'광이란 무엇인가?' 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빛은 도료 표면에서 반사되고, 일부는 도료 층으로 침투합니다. 그러나 또 하나의 층이 있으면 거기서 다시 한번 더 반사가 일어나므로 결과적으로 더 많은 양의 빛이 우리 눈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이런 원리를 잘 이용하여 고도의 광택을 내는 프렌치 폴리쉬 (French polish)가 있습니다. 셀락을 아주 얖게 여러 층 바르는데, 사이 사이에 미네랄 오일로 문질러 주는 작업입니다. 셀락-미네랄층이 반복되어 빛의 반사가 더 커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