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함께 고민해볼 부분은 줌이 되겠습니다.
사실 글을 쓰기전 이 내용들을 어떻게 전개할까 많이 고민하였습니다.
활을 내는 과정에서 궁사의 몸과 활은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고,
이는 궁체를 논함에 어느 특정부위만 분리하기가 어렵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교한 유기성을 모두 논하며 궁체를 설명하기에는 글이 너무나도 장황해질 수 있는 문제점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본 블로그에서는 궁체의 각 끝부분부터 점차 몸의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으로
조금씩 연결되는 부분을 설명해나가는 방법으로 함께 궁체를 탐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글로 줌을 쓰게된 이유는 주변의 궁사분들이나 학생들을 지도해본 결과 눈에 즉각적으로 보이는 활병들, 시위가 뺨이나 줌팔을 친다든지, 화살이 꼬리친다든지, 출전피가 지속적으로 손상되며 살이 활을 상하게 하는 것을 가장 손쉽게 고쳐주면서도 주변 활터의 사범님이나 명궁님들께 설명을 들어도 자세한 내용이나 역학을 알기 어려운 것이 줌이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신사시절 줌의 바른 모양을 찾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지만 조선의 궁술과 같은 궁술서에서 찾은 내용이나 각 활터의 어르신들로부터 들을 수 있는 것은 원론적인 내용이 전부였었습니다. 따라서 먼저 가장 많은 신사분들이 궁금해하실, 줌통과 줌손, 중구미의 움직임에 대해 서로 고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줌통
줌통은 활이 궁사의 신체와 만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적절한 줌통은 적절한 줌손의 모양을 만들어내고 몸의 체력과 기력이 만들어내는 힘을 활에 온전히 전달해줍니다. 처음 활을 잡게되는 집궁때이나 막 자신만의 활을 가지고 열심히 활을 배우는 신사시절에는 활터의 사범님이나 어르신들이 깍아주시는 줌통을 그대로 쓰고는 하지만 저는 이 줌통이 궁사가 자신의 사법에 맞추어 스스로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 한가지 유의하셔야할 점이 있다면 저는 흘려잡기줌을 사용하고 있고 이후의 논의도 흘려잡기줌에 기초하여 진행할 것입니다.
(1) 적절한 줌통의 위치는 어디일까요?
많은 신사분들이 잘 모르는 부분이지만 처음 활이 궁방에서 나올 때 줌통은 활의 실제 중심보다 살짝 위에 붙어있습니다.궁방과 개별 활에 따라 어느정도 차이가 있지만 약 5mm정도 위에 붙어있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활을 생각할 때에는 '활의 중심'과 '줌통의 중심'이 달리 존재한다는 것을 이해해야합니다.
푸른색 선 : 줌통의 중심
붉은색 선 : 활의 무게중심, 활의 중심
'
왜 이렇게 '활의 중심'과 '줌통의 중심'이 차이가 나는걸까요?
그건 바로 반바닥으로 활을 밀고 하삼지로 활을 잡아주는 흘려잡기 줌의 모습과 관련이 있습니다.
줌손의 자세한 사항은 아래 줌손편에서 다루겠지만 줌통 설명을 위하여 간단하게 언급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흔히 활터에서 활을 배우다보면 '아랫장을 밀어라'라고 하시는 사범님과 어르신들의 말씀을 많이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이는 활의 위아랫장의 균형을 맞추기 위함입니다. 처음 활을 배우는 신사시절에는 아직 반바닥으로 활을 미는 것이 익숙치 않아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 사이의 '아귀'로 활을 받쳐놓고 시위를 당겨 활의 윗장이 아랫장보다 많이 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실 활은 '아랫장을 밀어 쏘는 것'이 아니라 '위아랫장의 균형을 맞추어 쏘는 것'이 옳다고 생각됩니다. 아귀힘으로 밀다 어르신들의 말씀을 듣고 아랫장을 밀어 쏘는데에만 집중하기 시작하면 어느새 등힘이 꺽이고 새끼손까락 뿌리부분으로 활을 밀어 손목에 과도한 무리를 주는 흉한 궁체를 가지고 탄력을 잃어버린 아랫장으로 활마저 죽이는 사법을 구사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위아랫장의 균형은 아래 줌손편에서 설명하겠지만 줌손 '반바닥의 중심'으로 '활의 중심'을 일치시켜 곧게 밀어주면 자연스럽게 찾아집니다. 바로 이 '반바닥의 중심'과 '활의 중심을 일치하기 위하여 줌통의 중심이 활의 중심보다 살짝 위에 붙어있는 것입니다.
'반바닥의 중심'은 우리가 흔히 배우는 반바닥의 힘의 중심점으로 팔뼈 중 윗쪽에 존재하는 '요골(Radius)'의 연장선상과 반바닥의 면이 만나는 지점으로 사료됩니다. 줌손 반바닥으로 활을 밀때에 반바닥의 중심으로만 밀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반바닥 전체를 활용하여 힘을 고르게 주되 반바닥의 중심점을 잃어서는 안된다는 말입니다.
요골의 연장선상과 반바닥의 접합점 '반바닥의 중심'
그러나 이 반바닥의 중심점은 우리가 줌통을 달걀잡듯 흘려잡게 되면 줌을 쥐게되는 손의 중간보다 살짝 아래에 위치하게 됩니다. 우리의 손을 편안하게 펼쳤을때 보면 엄지손가락쪽이 새끼손까락쪽에 비하여 더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있기에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인한 것 같습니다.
푸른선 : 줌통의 중심
붉은선 : 활의 중심
녹색선 : 반바닥의 중심
만약 반바닥의 중심이 의미가 없었다면, 지금까지 활을 만들어오신 많은 궁장님들이 아무런 의미없이 줌통을 활의 중심보다 약간 위에 붙여두지 않았을 것입니다.
따라서 생각컨대 줌통의 적절한 위치란 궁사의 줌손 생김새나 사법에 따라, 줌손으로 활을 잡을때에 줌손 반바닥의 중심이 활의 중심과 일치하는 곳이라 할 것입니다. 가끔 줌통이 길어 줌통의 위나 아래만을 잘라내는 분들이 계시는데 올바른 줌통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활의 중심과 반바닥의 중심이 일치하는 위치에 줌통이 붙어있다 가정할 경우. 줌통의 중심에서 균일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양 끝 모두를 손봐주어야 할 것입니다.
(2) 줌통의 모양은 어찌해야할까요?
신사들이 수련을 마치고 집궁을 하기위해 구하게 되는 자신들의 첫활은 아마도 사범님을 비롯한 정의 어르신들의 손을 처음으로 타게 될 것입니다. 바로 큼직막하게 붙어있는 줌통을 다듬어야 하기때문입니다. 그렇게 받게 된 첫활을 열심히 내다가 새활을 구하게되면 자신이 직접 줌통을 깍고 붙여야 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고 주변 궁사님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다양한 모양의 줌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크게 만들어 잡는 줌통, 매우 작은 줌통, 아랫배가 불러온 줌통, 평평한 줌통..
과연 줌통은 어떻게 깍아야 좋을까요??
개인적으로 줌통의 모양은 궁사의 사법과 신체특성에 큰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생각합니다.
궁사 개개인의 사법과 신체 모양에 따라 줌통의 모양이 바뀌고 줌통의 모양에 따라 사법이 달라집니다.
최근 활터의 사풍이 맞추는데 집중하게 되면서 막줌을 쥐고 활을 받쳐놓고 발시하는 시수꾼들의 궁체가 늘어나자 이에따라 줌통도 커지고 밋밋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밋밋한 통모양의 줌통과 막줌의 조합은 궁사의 줌에 크나큰 충격을 가하고 불균형을 초래한다고 봅니다. 또한 이러한 밋밋한 통모양의 줌을 흘려잡기줌으로 잡게되면, 활의 위아랫장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손목을 꺽어야 하는 문제를 초래하며 줌손의 등힘을 죽게하는 결과를 불러옵니다.(줌손 등힘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차후 줌손편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보다 몸에 이로운 줌통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선조들이 사용하셨던 활을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고종황제께서 사용하시던 호미명 각궁, 호미각궁
사법에 대해서 깊이 고민하던 제가 처음으로 눈이 간 줌통의 모양은 고종황제께서 사용하시던 호미명 각궁, 즉 호미각궁의 줌통입니다. 당시에 저는 길고 평평한 줌통을 사용하고 흘려쥐되 손목을 꺽어 아랫장을 밀고 있었습니다. 궁체의 가르침을 구하러 이곳저곳 활터의 이름난 궁사님들을 찾아다니다 제 궁체를 본 한분께서 '줌손의 손목이 꺽이면 등힘이 죽는다'라고 충고해주셨습니다. 아뿔싸 이건 조선의 궁술에도 나오는 내용인데.. 소위 '전통사법'의 범주에서는 손목이 꺽여서는 안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고치기 위해 앞서 줌의 위치에서도 설명했던 반바닥의 중심으로 활을 밀고자하면 아랫장에 가해지는 힘이 약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호미각궁과 같이 윗아귀부분은 홀쭉하고 아랫배는 부풀어오른 모양이 된다면, 굳이 아랫장을 따로 밀지 않아도 줌손 반바닥의 중심으로 활의 중심을 미는 힘만으로도 윗아랫장의 균형을 맞출 수 있습니다.
빨간 위치에 줌통을 받쳐 활을 쏘면 안됩니다
활의진동(반동)이 팔굼치(중구미) 로 바로 전해집니다
여러사원님들이 줌손 중구미(팔굼치) 통증을 많이 호소 합니다
특히 개량궁 으로 습사를 많이 하시는분은 더욱 통증이 심하여 집니다
그리고 화살의 통(좌우 편차) 이 잘서지 않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출처] 줌, 줌통과 줌손(1)|작성자 중광 김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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